뉴욕 유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유가를 낮추라고 요청한 영향에 급락했다.
26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91달러(2.9%) 급락한 63.3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1.1% 내렸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유가 인하 압박과 주요 산유국의 증산 가능성 등을 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미총기협회 행사 자리에서 "휘발유 가격은 내려가고 있다"면서 "내가 OPEC에 전화해 `당신들은 유가를 낮춰야 한다. 당신들은 유가를 낮춰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서도 "사우디아라비아와 다른 나라들에 원유 유통을 늘리라고 이야기했다"면서 "모두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캘리포니아의 휘발유 세금이 이 주의 유가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면서 "주지사에게 이를 줄이라고 요청하라"고 말했다.
이날 OPEC 회원국인 이라크가 산유량을 늘릴 수 있다고 밝힌 점도 유가 하락을 거들었다. 이라크는 유가 상단을 제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8개 국가에 제공했던 이란 원유 수입 제재 예외조치를 연장하지 않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유가 안정을 위해 이란산 원유 감축을 보충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사우디가 급하게 산유량 증가 등의 조처를 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유가는 강한 상승 압력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유가가 6개월래 최고치 수준으로 가파르게 오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산유국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서면서 시장 참가자들의 원유 매수 심리도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 등을 통해 사우디 등 산유국과 논의했다고 밝혔지만, 해당 국가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사우디 정부 관계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나 칼리드 알 팔리 에너지부 장관과 이를 논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OPEC의 모하메드 바르킨도 사무총장도 트럼프 대통령과 이런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고 소식통은 WSJ에 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산유국이 증산에 나서며 유가가 안정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이란 제재 유예의 종료 조치는 OPEC 핵심 국가와 러시아에 의해 상쇄될 것"이라면서 "이에 따라 유가의 추가 상승을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당분간 유가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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