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사업보고서 제출 시한이 지나면서 상장사들이 수주 등 공급계약 사항이 변경됐다고 알리는 공시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단기 주가 영향은 물론, 올해 실적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한데요.
투자자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박승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17년 브라질 버스운송회사와 맺은 타이어 공급계약을 해지한다고 공시한 뉴프라이드.
계약금액만 930억원으로, 2016년 매출액의 2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공급계약을 체결한 후 현재까지 발주를 의뢰받지 못한 게 계약파기의 주원인입니다.
가뜩이나 극심한 수주난을 겪고 있는 건설업계에서도 설계·감리 관련 계약해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도화엔지니어링은 올해 초 정세환경기술과 체결한 135억원 규모의 경주 산업폐기물 운영 계약이 해지됐습니다.
발주처가 직접 운영하기로 결정해 관련 비용을 청구할 예정이라는 입장이지만, 계약 상대방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섣부른 계약이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 지능형교통시스템 전문기업 에스디시스템과 피부 미용 전문기업 케어젠도 상황은 마찬가지.
에스디시스템은 원가 상승에 따른 발주처의 계약 해지로, 58억원에 달하는 차랑용 단말기 개발 공급계약이 무산됐고, 케어젠 역시 스페인 업체와 체결한 12억원 규모의 필러 제품 공급계약이 해지됐습니다.
문제는 해지된 계약 가운데 일부의 경우 전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대규모 계약으로, 단기 주가 영향은 물론, 올해 실적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심지어 일부 상장사의 경우 계약 해지로 인한 불성실공시 법인 지정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전화인터뷰>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이렇게(공급계약 해지) 되면 기업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 주가 하락도 추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전에 공시가 번복됐던 그런 사례가 있던 기업들이란 조금 더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주가는 띄어놓고 슬그머니 계약 해지를 공시한 상장사들.
투자자들의 면밀한 분석과 함께 공급계약 악용에 대한 금융당국의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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