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 발달과 중국의 내수비중 확대로 세계경제 성장과 국제교역 간의 연계성이 예전과 달리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선진국 경기가 좋아진다고 국내 수출기업의 실적이 덩달아 좋아지는 구조가 더이상 아니다 보니 변화한 현실에 맞춰 수출전략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행 조사국의 박병걸 과장과 노민재 조사역은 21일 공개한 `세계 성장과 교역간 연계성 약화 배경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성장률과 상품교역 증가율이 상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관계로 전환했다"며 그 배경으로 글로벌 분업체제 약화와 지식집약화 진전 등을 들었다.
보고서는 우선 금융위기 이후 중국을 중심으로 신흥국에서 임금 상승과 기술 향상, 내수 확대 현상이 나타나면서 선진국의 기술·자본과 신흥국의 저임금이 결합한 수직적인 글로벌 분업체제가 이완됐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또 정보기술(IT) 산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의 지식집약화로 전통적인 수익(부가가치) 배분 체계가 재편됐다고 지적했다.
선진국의 글로벌 기업들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4차산업 분야로 대변되는 혁신제품과 서비스 개발을 과점하면서 신흥국의 고수익 부문 진입을 차단하고, 고부가가치 부분의 수익을 독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지식집약화가 진전된 상황에서는 제품기획·디자인·연구개발(업스트림 구간) 부문과 마케팅·유통(다운스트림 구간) 부문은 고수익을 누리지만, 제품의 조립·가공 부분은 낮은 수익성에 머문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신흥국 내 서비스산업 신장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기조 강화 역시 세계경기와 교역 간의 연관 고리를 약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런 추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대외부문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중간재 수출 중심의 대(對)중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소비자 니즈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스마트 공장으로 혁신성 높은 제품을 생산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고부가가치 영역인 디자인·연구개발 및 마케팅·유통 부문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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