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학주의 마켓 투자 키워드 >>
1.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로 증시가 반등해 왔는데요. 타결이 증시에 주는 긍정적인 영향은 무엇입니까?
타결보다는 갈등과정에서 중국이 얻은 교훈이 있습니다. 그 동안 미-중 갈등으로 인해 지난해말 중국 경제성장률은 연환산 4%대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이 갈등으로 인해 긍정적인 부분은 중국을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즉 그 동안 중국이 미국과 협상하는 과정, 그리고 미국의 협박을 통해 깨달은 것은 것은 세 가지 입니다.
1) 계획경제 (top down)에서 민간경제(bottom up)위주로 바꿔야 한다는 것 : 미국이 물건을 사주지 않는다면 스스로 소비를 일으키기 위해 민간경제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2) 금융도 부채중심의 간접금융에서 다양한 financing이 가능한 직접금융으로 이동했습니다.
3) 이런 bottom up 경제의 초석을 다져줄 배우들 (외국인 투자자들)도 차별하지 않고 영입하고, 그들에게 지적재산권 보장 등 대가를 지불합니다.
트럼프가 한 일 중 유일하게 긍정적인 것은 이렇게 중국을 철들게 한 것 입니다. 중국이 건설적인 방향으로 바뀌면 글로벌 유동성이 중국으로 가서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리만사태 이후 1조달러가 중국으로 들어가 부작용만 만든 것과는 대조). 이 가능성에 투자자들이 기대를 걸고 있고, 중국이 추진하는 5G바탕의 신경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2.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합의점을 찾으면 수혜 받는 산업 가운데 특히 주목해 볼만한 것이 있을까요?
미국과 중국의 패권 다툼은 계속될 수 밖에 없습니다. (= 힘의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 그런데 미국은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천연가스를 중국에 팔 수 밖에 없고, 중국도 친환경 에너지를 신재생에 의존할 수는 없습니다. 즉 원자력이나 천연가스의 확산도 불가피하다는 것. 일본은 후쿠시마 사태로 인해 폐쇄했던 원전을 재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신재생의 한계는 1) 실제 발전 가능량이 capa의 50%에 그친다는 겁니다. (vs. 원자력, 천연가스는 90% 이상), 2) 발전이 간헐적으로 이루어지므로 2차전지도 필요하고, 특히 발전이 장기간 안될 경우를 대비하여 보조발전원 (=천연가스 발전기)이 필요합니다. 천연가스의 경우 수요와 공급이 동시에 급증하고 있는데요. (인구밀도가 높은 아시아 신흥국에서 LNG를 쓰기 시작. 반면 북미 shale gas는 운송 인프라가 완성되면서 생산량도 급증). 이런 경우 천연가스 가격의 방향성은 불확실하므로 유전을 갖고 있는 backward industry보다는 액화, 운송, 수출 등 서비스를 하는 업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의 No.1 LNG 수출업체 Cheniere Energy는 최근 LNG가격 급락으로 주가가 조정됐습니다. LNG가격 급락 요인은 1) 올 겨울이 따뜻 (기상이변으로 그랬다면 다음 겨울은 그 만큼 추울 수 있음), 2) 트럼프 관세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이 미국산 LNG에 대해 10% 관세 부과. 두 가지 인데 이러한 요인이 해소되면 주가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Cheniere Energy의 PER은 34배입니다. 그런데 향후 매출이 늘어 막대한 LNG 저장 및 운송 인프라 관련 비용이 경감되면 싸고 안정적인 주식으로 변모할 수 있습니다.
3. 트럼프 대통령이 강한 정책을 썼던 이유는 시설 및 R&D투자를 유도하고, 그 과정에서 고용이 유발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그런 투자는 불발됐는데요. 원인은 무엇일까요?
기업들이 이미 시들고 있는 구경제에 더 투자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한편 신경제의 경우 신경제의 미래 기술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단계이므로 서둘러 투자하기가 부담스럽습니다. 또한 신경제의 특징은 진입장벽이 낮습니다. (= 독과점이 불가피). 즉 경쟁이 줄고 (겹치는 조직이 없어), 고용도 위축됩니다. 또한 인공지능의 부작용이 해소될수록 사람들의 직업을 대체할 수도 있습니다. 즉 인구 노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도입했지만 그것이 인구 축소를 고착화시키며 소비를 중심으로 한 경기 위축을 가속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결국 신경제는 편의성을 주지만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인구가 충분히 줄 때까지 고통)
3-1) 결국 시설 및 R&D등 실물 시장에서의 투자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지금의 증시 반등도 불안한 것 아닙니까?
많은 분들이 아직 증시를 실물로 설명하려고 하는데 2000년대 이후 증시 상승의 원동력은 금융자산 수요 증가했습니다. 금융자산 가격 거품으로 인해 수익률이 낮아져도 그것을 살 수 밖에 없는 은퇴인구는 증가할 수 밖에 없습니다.
리만사태 때도 너무 가격이 부담스러워 도망을 가 봤지만 별다른 투자대안을 찾지 못해 다시 회귀했습니다. 마이너스 금리까지 참는 투자자들을 감안할 때 아직 수익률이 더 떨어질 수 있는(=거품이 더 생길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또 crisis가 나타나더라도 결국 다시 거품이 조성될 것에 대한 믿음이 증시를 지탱하고 있습니다. 뒤집어 이야기하면 신경제 쪽에서 돌파구가 나타나 돈이 갈 곳이 생기면 오히려 증시는 큰 조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즉 신경제 투자를 통해 그런 위험에 대해 hedge 필요합니다.
4. 유로화에 대한 매도 포지션이 늘어나는 모습입니다. 그 영향으로 인해 미국이 통화를 풀어도 달러가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한국 원화에는 영향이 없을까요?
유로화가 약세로 가는 이유는 먼저 독일이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사실 유로화라는 단일통화가 독일에게는 통화가치 절하 효과를 주기 때문에 수출경쟁력이 생깁니다. 특히 독일의 제조업이 발달했기 때문에 독일이 수출을 확대하여 그 이득을 유로존 회원국들에게 나눠주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글로벌 경제가 저성장으로 돌입하여 제조설비를 갖고 있는 독일이 타격을 받았습니다. 만일 미국의 자동차 관세가 구체화되면 독일은 휘청일 수 밖에 없습니다.
독일에서 얻을 것이 줄면서 영국, 그리스, 이태리처럼 유로존을 이탈하려는 국가들이 증가할 겁니다. 화페의 가치는 사용주체가 줄어들면 떨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있었던 2016년 하반기에도 유로화, 위안화가 약세를 보였는데 지금은 글로벌 저성장의 희생양이 (신성장의 활력이 있는) 중국보다는 유로존입니다. 문제는 달러와 경쟁하는 통화가 유로화이므로 유로 약세가 달러 강세를 유발합니다.
Hedge fund들은 이를 이용하여 향후 가치가 떨어질 유로를 빌려 달러 자산을 사는 euro carry전략을 확대할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 yen carry에서 euro carry trade로 바뀜). 그들은 유럽경제가 더 이상 디플레로 갈 수 없을 만큼 내려 왔으니 통화가치 반등 우려는 상당 기간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기 때문이죠. 유로약세로 인한 달러강세 영향으로 원화도 약해지는 모습입니다. 만일 수출업체가 원화약세를 활용해 달러를 더 벌어 온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한국도 독일과 비슷한 입장입니다. 따라서 한국 투자자들은 재산을 일정부분을 해외로 다각화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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