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에게 무단결석을 눈감아주는 등 각종 특혜를 부여한 고등학교 담임 교사를 해임한 것은 정당한 징계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장낙원 부장판사)는 2013년 정씨가 청담고 2학년이던 때 담임을 맡았던 황모씨가 서울시 교육감을 상대로 "해임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2016년 말 서울시교육청은 청담고에 대한 특정감사를 벌여 정유라 씨가 2학년 때 53일을 결석했는데 이 중 17일이 무단결석이었고, 이유 없이 학년의 절반 이상을 4교시가 끝나기 전에 조퇴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담임이던 황씨는 정씨의 출결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오히려 결석한 날에도 청담고의 `창의적 체험활동`에 참여한 것으로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하기도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또 국어 교사이던 황씨가 정씨에게 문학 과목의 1학기 말 태도 부문 수행평가로 만점을 부여한 사실도 확인했다.
황씨는 이런 이유로 이듬해 4월 해임 징계를 받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이 가운데 황씨가 정씨에게 출석과 관련한 특혜를 준 부분이 정당한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담당한 학생의 출결 상황을 확인할 책임이 있는 정씨가 승마대회 참가나 훈련 등 명목으로 수시로 결석·조퇴하는 것을 알면서도 학교 체육부에서 통지받은 일정과 대조하지 않았다"며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정씨가 결석한 53일은 비슷한 시기에 다른 체육특기생의 결석 일수인 연간 30일보다 훨씬 많으므로 정씨의 출결 상황이 제대로 관리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황씨가 2학기부터는 체육부에서 정씨의 대회·훈련 일정을 통보받지 못했음에도 출결이 적절히 관리되는지 확인하지 않고, 생활기록부에 모두 출석으로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정씨가 결석했는데도 창의적 체험 활동에 참여한 것으로 기재한 것을 두고도 재판부는 실제 체험 활동을 했는지 점검하지 않은 채 입력하고 수정하지도 않은 잘못을 인정했다.
황씨는 자신이 고의로 특혜를 준 것이 아니고, 정유라 씨나 그 부모에게 금품 등을 받은 적도 없다며 해임은 너무 무거운 징계라는 주장도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정씨가 수시로 결석·조퇴한다는 점을 알면서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으므로 고의로 성실 의무를 위반한 경우"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고는 출결 상황을 관리하는 기초자료인 출석부도 제대로 작성·관리하지 않았다"며 "학생을 평가하는 기초자료인 학교생활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했는데, 이는 공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로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다만 재판부는 황씨가 정씨에게 태도 부문 수행평가 점수로 만점을 준 부분은 징계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체육특기생이라고 해도 평소 수업 참여도를 평가하는 태도 점수에서 만점을 받는 일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며 "정씨의 수업 태도를 고려하지 않은 채 아무 근거 없이 성적을 부여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다른 문학 담당 교사가 정씨에게 준 태도 점수와 마찬가지로 황씨가 준 점수가 학년 말이 갈수록 점차 나빠진 점도 재판부는 근거로 삼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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