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시장에서 기업의 대형 악재에 역발상 투자로 대응해 막대한 수익률을 올리는 투자자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별세 이후의 한진칼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과 금호 아시아나의 유동성 리스크에 한진칼 우선주와 아시아나항공 채권의 수익률이 급격히 높아졌다.
조양호 회장의 별세 소식이 전해졌던 지난 8일. 한진칼 우선주는 급등세를 탔다.
주가는 4거래일 연속 29~30%까지 상한가를 쳤다. 1만6천원대였던 주가는 불과 나흘 만에 4만7천원을 웃돌았다.
거래량은 하루 3천~4천주에서 8일 29만7천28주, 9일 93만8천84주, 10일 55만1천206주로 급격히 늘었다.
지난 7일 종가인 1만6천400원 이후 수익률로 보면 287%에 육박하는 셈이다.
조 회장의 별세 이후의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에 한진칼 우선주를 보유했거나 사들인 투자자들은 빠르게 계산기를 두드렸다.
악재를 활용한 역발상 투자는 증시 뿐만 아니라 채권시장에서도 나타났다.
3월말 아시아나항공이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견 `한정`을 받으면서 한국거래소에서 주식거래정지 조치를 받을 때부터 조짐이 일었다.
감사의견은 불과 4거래일 만에 `적정`으로 바뀌었지만 유동성 우려가 이어졌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지난 3월 28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신뢰회복 방안을 요청하고, 사퇴의사를 밝혔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은 또 발빠르게 나섰다.
만기가 4월25일인 아시아나항공86 채권의 거래량은 지난 3월27일 폭증했다.
전일 1억원대였던 거래량은 하루 만에 33억원대로 뛰었다.
이 날 해당 채권의 수익률은 장중 20.503%까지 뛰어오르기도 했다.
투자자들은 만기 한 달을 앞둔 시점에 채권수익률이 20%대이므로 남는 장사라고 판단했다.
이 채권의 수익률은 전 거래일 장중 8.918%까지 내려왔다. 불과 11거래일 만에 금리가 절반 이하로 내려온 셈이다.
20%에 채권을 사서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기간수익률은 83bp 정도가 된다.
한 증시 관계자는 "기업 경영권이나 유동성 관련 악재가 나오면 일부 투자자들은 이를 투자 타이밍으로 보고 적극적으로 나선다"며 "악재가 발생했을 때 빠르게 들어가는 순발력도 그렇지만 수익률이 높아 놀랍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의 리테일채권 담당자는 "아시아나항공 채권이 12% 넘는 수익률을 보인데다 만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채권이라는 점이 위험을 선호하는 투자자의 눈길을 끌었던 것 같다"며 "박삼구 회장 사퇴로 정부 지원 기대가 커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의 리테일채권 관계자는 "장내거래에서 회사채를 거래하는 투자자들은 BBB급에 집중하는 등 위험선호 성향이 높다"며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채권이기 때문에 여유자금을 운용하려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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