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성 앵커>
마켓 투자 키워드, 한동대학교 김학주 교수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의 키워드 먼저 보시죠. ▲ 바람직한 채권 투자전략 ▲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신흥시장 채권 매각 시사점 ▲ 금리 하락기에도 가치주 보다는 성장주 ▲ 금리 하락 가속의 원인과 부작용입니다. 우선 개인들도 안정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포트폴리오에 채권을 섞어야 할 텐데요. 현재 시점에서 바람직한 채권 투자 전략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김학주 / 한동대 교수>
장기채, 만기까지 보유한 투자자 거의 없습니다. 잔존 만기 길수록 시중금리 변동 시 채권가격 크게 움직입니다. 채권을 장기채와 단기채로 나누어 투자. 장기채의 경우 만기까지 보유하는 투자자는 거의 없음. 즉 차익실현을 목적. 특히 잔존 만기(duration)가 길수록 시중금리 변동시 채권가격도 크게 움직여 차익을 얻기에 적합합니다.
장기채로는 한국의 국고채를 추천. 왜냐하면 한국의 인구노령화가 가팔라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확보할 수 있습니다. 수요가 증가하는 것이죠. 그런데 보험사나 연기금이 수익자들의 장기채권 수요를 외면하고 투자자산에 단기 위험자산을 많이 섞어 놓았습니다. 그 이유는 3년 임기의 대표이사들이 자신의 임기 내에 성과를 내려는 의도도 있다고 봅니다. 2022년 보험·연기금의 '듀레이션 매칭' 요건 강화될 것으로 봅니다. 듀레이션 매칭(duration matching)은 자산과 부채의 가중평균만기를 적정 수준서 맞추는 기법입니다.
그런데 2022년 IFRS 17이 도입되는 등 보험이나 연기금이 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매칭 요건이 강화될 것입니다. 즉 자산 듀레이션을 높이기 위해 지금부터 장기채권 수요가 증가할 것입니다. 이들이 해외채권을 사고 싶어도 한국 정부가 환위험 헷지를 엄격하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비용부담이 심각합니다. 그만큼 한국채권을 사야 하는 부담이죠. 한국, 채권 차익에 대해 비과세 부분인데요. 특히 한국에서는 채권의 차익에 대해 비과세됩니다. 쿠폰에 대해서만 과세/ 세금에 예민한 투자자들에게 좋은 선택입니다.
단기채 통한 안정 수익 확보 위해 미국채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단기채의 특징은 (금리변동, 또는 수급에 관계없이) 단기 수익을 확정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채권은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구입시의 시장수익률이 확보되기 때문이죠. 단기채를 통해 안정 수익을 확보하려면 금리가 높은 미국 국채를 선택하고, 특히 단기적으로 자금이 미국에서 이탈하기를 꺼려하고 있는데다 원화가 절하될 요인은 너무 많기 때문에 환차익까지 가능합니다.
<정윤성 앵커>
최근 세계 최대 규모인 노르웨이 국부펀드에서 신흥시장 채권을 모두 매각할 방침이라고 했는데요. 한국 채권 가격에도 타격을 줄 수 있지 않습니까?
<김학주 / 한동대 교수>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보유중인 신흥시장 채권 규모가 25조원 정도로 추산되므로 신흥국의 채권시장이나 환율을 흔들만한 규모는 아닙니다. 그들도 손실 없이 팔고 나가야 하므로 매물도 서서히 나올 것이고, 특히 국내 채권을 사야 하는 국내 기관들이 많기 때문에 매물은 충분히 소화 가능할 겁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 오일 펀드로 시작했습니다. 석유에서 신재생으로 부가가치 이동하다보니 위험을 헷지할 필요가 생긴 것이지요. 다만 그러한 의사결정이 주는 시사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오일펀드로 시작했습니다. 노르웨이가 세계 최대 산유국 중 하나이므로 펀드에 석유관련 투자가 상당 부분. 그런데 부가가치가 석유에서 신재생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것에 대해 (환경 및 신재생 투자를 통한) 헷지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신흥시장 채권 이자 수입보다 석유 관련 종목 배당 더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지난 3월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대형 오일기업들 주식을 팔 것이라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발표를 보면 오일메이저 주식보다는 석유 의존도가 높은 신흥시장의 노출비중을 줄이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모습입니다. 즉 신흥시장 채권 이자수입보다 주식의 배당이 더 매력적이라는 것이죠.
그 배경은 세계경제가 어떻게 흔들릴지 불확실하게 보고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신흥시장 채권은 높은 기대수익률을 제공하지만 수익률의 변동폭, 즉, 투자위험이 급증하여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고요. 또 그런 사태가 발생해서 보유채권의 신용등급이 투기등급 수준으로 떨어지면 가격을 밀어 내리더라도 서둘러 팔아야 하는 부담생깁니다. 기관 투자자들에겐 이 모든 것이 비용이고요.
미·중 갈등 완화, 세계 경제 돌파구 여부에 의문 등 변수도 있습니다. 석유에서 전기로 에너지 패권 이동 중인데 결국 두가지 시사점은 내년말 미국대선을 앞두고 트럼프는 성과를 내야 하는 국면에서 미-중 갈등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증시를 부양하고 있지만 과연 기대만큼 세계경제가 돌파구를 찾을지는 의심이 된다는 것이고요. 또 하다는 예상외로 빠르게 에너지의 패권이 석유에서 전기로 넘어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정윤성 앵커>
금리가 하락하며 채권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는 가치주를 다시 봐야 하는 시기가 아니냐는 얘기도 들립니다. 어떻습니까?
<김학주 / 한동대 교수>
주가가 싸다는 것은 그 만큼 높은 수익률이 보장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구경제가 위축되는 상황에서는 주가가 하락한 속도보다 기업실적이 더 빠르게 악화되어 주가가 덜 매력적이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지금처럼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는 가치주 투자에 불리할 수 있습니다. 워런 버핏은 케첩으로
유명한 크래프트(Kraft)를 2015년 인수했다가 최근 주가 급락으로 고전했습니다. 그 당시 크래프트의 PER이 40배를 넘었고, 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지불했으니 투자수익률이 2%도 안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풍부한 시중 자금에 성장주·가치주 가격 거품을 만들었던 것인데요. 제 아무리 워런버핏이라 해도 희소성이 있는 주식을 비싸게 살 수 밖에 없는 환경이었던 겁니다. 성장주는 비싸도 어색하지 않으나 가치주는 비싼 것이 이상한 주식입니다. 크래프트가 아무리 쉽게 이해되고 불확실성이 없는 종목이라 해도 비싸다면 큰 부담일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지금처럼 풍부한 시중 유동성이 유지될 경우 가치주보다는 성장주가 좋은 성과를 낼 확률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성장주도 비싸진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첫째 장기 성장성을 갖고 있는 산업, 다음으로 남이 모방할 수 없는 핵심경쟁력을 보유한 기업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한편 요즘처럼 주가가 반등한 상태에서 방향성을 모를 때 주가가 하락한 주식으로 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자금은 그런 가치주가 투자자를 보호해줄 수 없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지켜줄 수 있는 글로벌 방어주가 가치주로 인식됩니다.
<정윤성 앵커>
미국의 시중금리도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데요. 그 배경이 있을까요? 또 이럴 때 어떤 문제들이 생길 수 있을까요?
<김학주 / 한동대 교수>
물론 기업의 투자 위축이 가장 큰 요인이지만 미국 금리가 하락세로 갈 때 관성이 붙게 되는 원인은 주택 모기지 시장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미국 주택시장의 특징은 금리가 하락할 때 담보대출 받은 사람들이 미리 상환하고 낮은 금리로 대출을 갱신할 수 있는 옵션이 있다는 것. 이 경우 대출은행들은 피해를 보기 때문에 이를 헷지하기 위해 금리가 더 하락하기 전에 채권을 사려 하고, 이로 인해 채권 가격은 상승합니다. 낮아진 금리를 보상하기 위해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 중심의 레버리지 론이 되고, 대출받은 기업은 정기적으로 영업 및 재무상태를 보고해야 하는 조항이 있는데 이런 상품은 그런 약관이 느슨합니다. 그래서 대출받은 기업이 부실해져도 초기에는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렇게 부실한 기업에 대한 대출인데 여기에 레버리지를 걸고. 장기 수익률 게임까지 더해 유동성이 확대됩니다. 리만사태 이전에는 자산가격 상승세를 더 즐기기 위해 이런 상품들이 나타났다면 지금은 참을 수 없이 낮은 수익률을 극복하기 위해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결과는 같습니다.
레버리지 론이 위험한 대출상품이지만 만기를 짧게 끊어 이어 붙인 형태의 구조화 상품입니다. 즉 투자자들이 자신의 만기 안에는 불상사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높은 금리에 베팅하고, 이 과정에서 부실이 누적됩니다. 이런 상품들의 수익률이 급격히 나빠지는 순간 조심해야겠죠. 실제 미국 사금융 상품들의 수익률이 작년 10%초반에서 지금은 6-8%로 하락하기도 했으니 참고해야 합니다.
<정윤성 앵커>
지금까지 마켓 키워드 김학주 교수였습니다.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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