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방송인 로버트 할리(한국명 하일·61)가 1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할리는 이날 오전 9시 10분께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입감돼 있던 수원남부경찰서를 나서 20여분 뒤 수원지방법원에 도착했다.
체포 당시와 마찬가지로 베이지색 점퍼와 회색 바지를 입은 그는 검은색 모자와 하얀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모습을 드러냈다.
기다리던 취재진에게 할리는 "함께한 가족과 동료들에게 죄송하고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면서 울먹인 뒤 법정 안으로 들어갔다.
수원지법은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로버트 할리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연다. 구속 여부는 이날 저녁쯤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로버트 할리는 이달 초 자신의 서울 자택에서 인터넷으로 구매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중순 할리가 마약을 구매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서 지난 8일 오후 4시 10분께 서울시 강서구의 한 주차장에서 그를 체포했다.
같은 날 할리의 자택에서 진행된 압수수색에서는 필로폰 투약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주사기가 발견됐다.
체포 이후 진행된 마약 반응 간이검사에서도 `양성`이 나왔다.
경찰은 로버트 할리가 마약 판매책의 계좌에 수십만원을 송금한 사실을 확인하고 판매책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미국 출신인 로버트 할리는 1986년부터 국제변호사로 한국에서 활동을 시작해 예능 프로그램과 광고 등에서 유창한 부산 사투리와 입담을 선보여 방송인으로 인기를 얻었다. 1997년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귀화했다.
마약 로버트 할리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