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치면서 증시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국고채 금리가 12년 만에 역전된 것이 경기침체가 임박했다는 신호로 여겨지기 때문인데, 이를 두고 해석이 분분합니다.
증권부 방서후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방 기자, 금리가 역전됐다는 게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지난 밤 미국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3% 후반에 거래됐습니다. 반면 단기물인 3개월 만기 채권은 2.4%대를 유지했는데요.
일반적으로 장기 국채 금리는 단기 채권보다 금리가 높은데 지난 25일 이후, 그러니까 대략 12년 만에 뒤집힌 겁니다.
투자자들이 향후 경기를 부정적으로 볼 경우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장기 채권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이에 따라 금리도 낮아집니다.
이런 이유로 장단기 금리 차이가 축소되거나 역전될 경우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신호다, 이렇게 보는 시각이 있는 겁니다.
실제로 샌프란시스코 연준은 보고서를 통해 경기침체를 예고하는 장단기물 금리차 조합은 10년 대비 2년이 아닌 10년 대비 3개월이 더 신뢰성이 높다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만큼은 시장 전문가들이 경기침체 우려가 과도하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의 장단기 금리차 역전을 악재로 생각하기 보다는 이런 공포를 주식 비중 확대의 기회로 활용하라고 조언합니다.
이것은 사실 국내 증시 전문가들 뿐만의 시각은 아니고요.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조차 장단기 금리역전이 연준으로 하여금 일정 시점에 기준금리를 인하하게 만드는 신호라고 해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달러가 약세로 전환된다면 신흥국으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 또한 높아지는 것이고요.
국내 금리 역시 낮은 수준에 한동안 머물면서 부동 자금도 증시로 유입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앵커>
너무 장밋빛 전망 아닌가요?
<앵커>
당연히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하지만 과거 데이터가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과거 총 아홉번의 금리 역전 사례가 있었습니다. 이 중 1966년과 1998년 두 번은 경기 침체가 나타나지 않았고, 나머지 일곱번은 금리 역전 이후 1년 만에 경기 침체에 빠졌습니다.
단순히 확률로만 보면 경기 침체 가능성이 더 높은 거죠.
그런데 차이점이 있습니다. 경기 침체가 나타나지 않았던 시기는 연준이 금리 인하로 대응했고, 나머지 일곱 번은 금리 인하가 없었다는 겁니다.
물론 이번에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과거 연준이 금리 인하를 하지 못한 시기는 인플레가 3% 이상이어서 금리를 내릴 수가 없었던 것이고요.
반대로 인플레가 2% 이하에서 안정되는 기간에는 연준이 금리 인하를 단행했고, 그 결과 경기침체가 이연되면서 주가도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올해 역시 인플레가 1% 수준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경기 침체가 오지 않았던 두 번의 사례처럼 금리 인하가 가능한 환경입니다.
게다가 금리 역전이 경기에 미친 영향은 비교적 정확하지만 주가에 미친 영향은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1929년 이후 열 네번의 경기 침체가 있었는데, S&P 500지수가 하락한 적은 일곱번, 상승한 적도 일곱번이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건가요? 공포에 매수하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무턱대고 투자할 순 없지 않습니까?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여전히 존재하고 미중 무역협상도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날지 아직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당연히 신중해야 합니다.
그래서 증권사들이 제시하는 주식 투자 전략들을 취합해 봤더니 배당주와 중소형 성장주, 그리고 상사와 자본재 업종이 유망 섹터로 추려졌습니다.
우선 배당주의 경우 최근 국채 금리와 시가배당 수익률 간 역전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에 투자 매력이 생겼다고 볼 수 있고요.
배당이 7년 이상 꾸준히 상승한 기업, 배당수익률이 높으면서도 주가 변동성이 낮은 기업 등이 유망 종목으로 꼽힙니다.
다음으로 금리 하락은 전통적으로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와 성장주 수급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만큼 성장 모멘텀이 강한 종목들 위주로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입니다.
상사와 자본재 역시 수급적으로 소외된 업종 중 하난데요.
앞서 말씀드렸던 금리 인하로 인한 달러 약세가 유가를 제외한 상품 가격 반등 가능성을 높일 수있기 때문에 주가가 반등할 여지도 크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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