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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新 중전’ 캐릭터 완성 이세영 “연기, 목숨 걸고 해야죠. 이것 말고는 잘하는 게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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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폭 넓은 감정선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성숙된 연기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조금씩 넓혀가고 있는 배우 이세영.

늘 아역 배우 성장의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는 이세영이 지난 4일 인기리에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왕이 된 남자’에서 남다른 캐릭터 소화력으로 대체불가 매력을 뽐내며 ‘新 중전’ 캐릭터를 완성해내며 시청자들에게 끝까지 진한 여운을 선사했다.

“그동안 많은 작품을 해 오면서 ‘내가 잘 하고 있나’ 의심도 많이 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왔던 것 같아요. 이번에도 힘들게 작업을 했는데, 그만큼 배운 게 너무 많고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어요. 또 기존의 제 이미지와 너무 상반된 캐릭터라 주변에서 ‘과연 저와 캐릭터가 어울릴까’하는 시선이 있었는데, 그런 의미에서도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변의 평가가 어떻건 계속 도전해서 나아갈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겼던 것 같아요. 동료 배우와 감독님을 신뢰하면서 작업을 한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이고 행복인지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죠.”

이세영은 극중 중전 유소운 역을 맡아, 온화하고 기품 있는 모습과 함께 주체적이고 강단 있는 면까지 표현해 ‘역대급 중전’이라는 열띤 호응을 이끌어냈다. 그는 유소운의 감정을 빡빡한 촬영 스케줄 속에 완벽하게 그려내기 위해 노력했다.

“제가 생각하는 유소운은 상대에게 무한한 신뢰와 애정을 주는, 정말 멋진 인물이에요. 강단 있고 지조 있고 꼿꼿하고 우아하고 고고한 온갖 좋은 수식어를 다 붙일 수 있는 캐릭터죠. 그래서 어렵기도 했어요. 중전의 체통을 지켜야 하는데, 저에 대한 기존의 이미지가 있어서 낯설게 보이지 않을까 걱정도 했죠. 하지만 분장을 하고 연기할 땐 제가 마치 중전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기도 했어요.”




특히 밀도 있는 캐릭터 분석을 통해 인물의 감정선을 때로는 사랑스럽고, 때로는 애틋하게 그리며 드라마의 멜로 서사를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김희원 PD님과의 대화는 항상 시원시원했어요. 설명을 들으면 납득이 갔고,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김 PD님께 의지할 수 있어서 연기하면서 마음이 편했어요. 연출자로서 중심이 잘 잡혀 있었고, 작품에 대해 명확하게 그림을 그리고 계시니까 저 또한 흔들리지 않고 연기에 몰입할 수 있었어요.”

‘왕이 된 남자’는 마지막 회는 10.9%의 평균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가구)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천만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추창민 감독)를 리메이크한 작품이지만, 전혀 다른 문법과 서사를 사용하며 리메이크의 새 기준을 세웠다.

“마지막 회에 자체 최고 시청률이 나왔어요. 끝까지 잘하고 있나 걱정도 많이 했는데 시청자분들이 사랑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해요. 멋진 작품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큰 영광이라고 생각했는데 과분한 사랑을 받아서 행복해요. 작품이 끝나니 아쉬운 마음도 커요.”

이번 작품에서도 상대 배우와의 케미가 빛났다. 여진구(하선/이헌)와의 2색 로맨스는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설렘 그 자체였다. 다수의 드라마를 통해 출중한 캐릭터 소화력은 물론 누구와 붙어도 생성되는 케미를 자랑하는 이세영의 열연이 이번 드라마에서 역시 큰 볼거리로 작용했다는 평이다.

“여진구 배우가 좋은 사람이자 좋은 동료이고, 신뢰를 주는 연기자이기 때문에 저 역시 현장에서 즐겁고 신나게 촬영할 수 있었어요. 어떨 때는 이헌에게 끌리다가 또 어떨 때는 하선에게 더 마음이 가기도 했어요. 이헌의 외로운 모습은 모성애를 자극하고, 하선의 따뜻한 면은 기대고 싶은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각각의 매력이 있어서 누구 한 명만 지지하기 어려워요.”




변화무쌍하게 캐릭터를 넘나드는 이세영의 연기력에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그의 필모그라피를 살펴보면 작품에서 늘 발전된 연기를 펼쳐 보이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춘기 메들리’를 통해 청순한 이미지를 얻은 그는 ‘트로트의 연인’에서 악독하게 주인공을 괴롭히는 악녀로 변신. ‘뱀파이어 탐정’에서는 거친 성격과 보이시한 스타일을 선보여 과감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어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는 재벌가 둘째 딸 역으로 통통 튀는 발랄함에 사랑스러움까지 발산하며 모든 세대를 아울러 사랑받았다. 청순하거나 털털하거나 진지하거나 발랄하거나. 이세영은 상반되는 캐릭터들을 모두 이질감 없이 소화해내며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가진 배우로 성장해온 것이다.

“항상 끝날 때까지 확신이 없어요. 그냥 열심히 하는 거죠. ‘왕이 된 남자’는 최종 화를 찍을 때 자꾸 울컥하더라고요. 대사를 해야 하는데 목이 메서 NG가 나곤 했죠. 엉엉 울고 싶은데 소운이는 그러지 못하는 캐릭터잖아요. 그 감정이 제 안에 쌓여 있었더라고요. 너무 슬프고 먹먹했어요. ‘아. 내가 정말 소운이로 살아왔구나’ 싶었어요. 다 비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도 이야기하다 울컥했네요. 소운이를 마주하고 온전히 비워낼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지금은 여운을 좀 더 간직하고 싶어요.”

이처럼 이세영은 사극부터 현대극, 공포부터 로코, 악역부터 선한 역까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종횡무진하며 장르 및 캐릭터 불문 한계 없는 연기 변신으로 대체불가한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예능에서 보여주는 열정적인 모습과 뷰티프로그램 MC로 활약하며 재치 있는 입담을 증명했음은 물론, 출중한 노래 실력까지 갖춘 다재다능한 배우로 주목 받고 있다.

“목숨 걸고 연기해야죠. 연기도 그렇게 잘한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이것 말고는 잘하는 게 없거든요. 다양한 역할을 보여드리면서 경쟁력을 더 갖춰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말 잘하고 싶고 오래 하고 싶어요.”

‘왕이 된 남자’로 대중들의 신뢰를 한 몸에 받은 이세영은 공포 영화 ‘링거링’을 통해 충무로 호러 퀸으로 변신을 앞두고 있다.

“다양한 캐릭터들을 다 해보고 싶어요. 액션도, 장르물도 해보고 싶고요. ‘비밀의 숲’에서 조승우 선배가 연기한 황시목 역처럼 직업적으로 유능한 캐릭터도 해보고 싶어요. 맡겨만 주신다면 최선을 다할 거예요. 올해도 열심히 살아서 지난해보다 더 좋은 결과물을 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배우가 될게요.”

데뷔 23년이 됐지만 이세영은 아직 어리다. 때문에 호기심도 많고, 적극적이고, 승부욕 있는 그는 다양한 것들을 시도해 보려 한다. ‘믿고 보는 배우’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그의 모습이 아름다운 이유다.

(사진제공 = 프레인TP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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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onlinenews@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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