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2일 월가브리핑]
[2019 국제유가 급등…4개월래 최고]
국제유가의 급등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어제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 가격은 59달러에 마감했고, 장중에는 60달러를 넘기도 했습니다. 런던 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5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68달러 위에서 거래되며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입니다. CNBC 제목을 살펴보시면, 국제유가가 작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60달러를 돌파했고, 4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작년 하반기에 폭락을 겪은 국제유가가 반등에 성공한 배경에는 공급 과잉 우려가 줄었다는 점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OPEC 회원국들과 비회원국들의 집단 감산 행동,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원유 수출 제재가 유가 상승의 동력이 됐다는 분석입니다. 여기에 미국의 원유 재고가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유가 강세의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이 "유가가 너무 높다"고 압박하면서 50달러 아래까지 떨어졌다가 올 들어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왔습니다. 최근 3개월 동안 30% 넘게 급등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오늘은 소폭 떨어지며 마감했지만, 여전히 올해 최고치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OPEC+가 6월 회의에서 현재보다 감산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습니다. 이럴 경우 브렌트유 가격이 올해 3분기 배럴당 75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기사 제목에서도, 모건스탠리가 올해 여름에 브렌트유 75달러를 예상하고 있다고 보도되어 있습니다. 또한 그동안 미국이 한국 등 몇몇 나라에 한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할 수 없도록 막았던 조치를 일시적으로 면제해 줬는데, 이 조치가 5월에 만료된다면 이란산 원유 공급이 줄어들면서 유가 상승에 지지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처럼 유가 상승에 대한 분위기가 긍정적인 가운데,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는 존재합니다. 원유 수요 측면에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는 여전히 국제유가의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특히 세계 경제성장에 최대 걸림돌로 꼽히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앞으로 국제유가를 좌우할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큽니다. BNP파리바는 "미중 무역협상은 원유를 비롯한 위험자산 가격을 상승 또는 하락시킬 수 있는 리스크"라고 전했습니다.
인베스팅닷컴에서도 앞으로의 오일 향방에 대한 2가지 양립되는 의견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인도에서 원유에 대한 수요가 탄탄하기 때문에 앞으로 유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과, 유럽과 중국에서의 경제지표가 부진하기 때문에 유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립됩니다. 시장이 과연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둘지 궁금해지는데요, 계속해서 전문가 의견들 업데이트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英 중앙은행 금리 동결…브렉시트 혼란]
오랜만에 영국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어제 미국 연준이 3월 FOMC 회의 결과 기준금리를 동결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도 현지시간 21일 기준금리를 0.75%로 동결했습니다. 브렉시트 시한을 단 8일 남겨둔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커지자 BOE 통화정책위원회가 만장일치로 금리 동결 결정을 내렸다는 분석입니다. 영란은행은 “영국의 경제 전망은 EU 탈퇴 시기와 방식 등에 계속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영국 정부가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에서 떨어져 나오는 ‘노딜 브렉시트’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비상계획을 본격적으로 실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영국 정부의 걱정이 많아 보이는데요, 앞서 영국은 ‘노딜 브렉시트’를 대비한 비상계획에 ‘오퍼레이션 옐로해머’라는 이름을 붙이고, 여기에 30개 중앙부처와 공무원 5000명을 동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들은 브렉시트로 인한 혼란이 벌어질 것을 대비해 외무부 직원들을 주요 지역에 파견하고, 시민들을 도울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U, ‘브렉시트 연기’ 여러 방안 검토]
동시에 오늘 아주 중요한 이슈가 있었죠? 벨기에 브뤼셀에서는 유럽연합 28개 회원국이 정상회의를 열고 오는 29일로 예정된 영국의 EU 탈퇴 연기 문제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습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영국이 브렉시트 연기를 요청한 이유를 설명하고, 나머지 27개국 정상들에게 이를 승인해줄 것을 촉구했는데요, 우리 시간으로 새벽 3시쯤 외신 속보가 전해졌습니다. 테리사 메이와 EU 회원국들이 브렉시트 연기에 일정 부분 동의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앞서 지난 20일 메이 총리는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브렉시트를 오는 6월 30일로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3개월 연장을 제안한 셈이죠, 그러나 이에 대해 EU 측은, 브렉시트를 단기간 연기할 필요성에 대해 공감 하지만, 그 전에 먼저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합의문을 승인할 것을 조건으로 내세웠습니다. 그리고 6월 30일이라는 3개월 연장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반대하며 다른 타협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EU 수뇌부는 브렉시트 혼란을 안은 상태로 5월 23∼26일로 예정된 EU 의회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더불어 영국의 우왕좌왕에 대한 불만도 큰데요,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교장관은 “메이 총리가 EU 정상들에게 향후 전략에 대해 신뢰를 주지 못하면, 합의안 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가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다만 외신 속보에 의하면 EU가 선거 직전인 5월 22일까지 두 달 연장을 허락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는데요, 실제로 이 방안이 가장 현실적인 타협안으로 거론됐고, 도날드 투스크 의장이 강력하게 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5월 22일이 너무 길다며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U는 오는 5월 9일 루마니아 시뷰에서 EU의 미래를 위한 계획을 세울 정상회의를 열 계획인데, 이 이슈가 브렉시트로 가려지는 것을 원치 않아, 같은 달 7일까지 브렉시트가 마무리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파악됩니다.
EU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연기' 동의를 이끌어내는데 성공한 테리사 메이 총리는 이제 영국 의희를 설득해야 할 중요한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영국 의회는 다음 주 브렉시트 합의안 3차 투표를 진행할 예정인데요, 만약 3차 투표가 가결되면 EU는 다시 긴급 EU 정상회의를 열어 브렉시트 연장을 확정하게 되고, 부결되면 29일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이 됩니다. 차근차근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는 영국 의회가, 과연 이번에는 정말 ‘노딜 브렉시트’를 막을 수 있을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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