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광주지법에서 재판을 받은 전두환(88) 전 대통령이 11일 오후 8시 20분께 신촌세브란스 병원으로 향했다.
전씨는 이날 광주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오후 4시 20분께 광주지법을 떠났다. 전씨는 당초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 오후 8시께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급작스럽게 방향을 바꿔 병원 응급실로 갔다.
이날 오전 8시 30분께 연희동 자택에서 나와 왕복 8시간가량 서울과 광주를 오가면서 전씨의 몸에 부담이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씨는 이날 오전 자택을 나설 때와 법정에 들어설 때 모두 경호원의 부축을 받지 않으며 거동에는 큰 이상이 없어 보였다.
낮 12시 34분 광주지법에 도착한 전씨는 승용차에서 내려 법정동 건물 안으로 들어갈 때도 정정한 모습이었다. 그는 취재진이 `발표 명령을 부인하는가`라고 묻자 "이거 왜 이래"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전씨는 재판에서는 헤드셋(청각 보조장치)을 쓰고는 생년월일, 주거지 주소, 기준지 주소 등을 확인하는 질문에 모두 "네 맞습니다" 또는 "네"라고 또박또박 답변했다.
재판에서 전씨 측 법률대리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과거 국가 기관 기록과 검찰 조사를 토대로 회고록을 썼을 뿐 고의로 허위사실을 기록한 것이 아니며 5·18 헬기 사격설의 진실이 아직 확인된 것도 아니다"라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전씨는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불구속기소 됐다.
이날 오후 8시께 연희동 자택 앞에는 취재진 50여명이 몰려 전씨를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