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8일 월가브리핑]
[ECB, 유로존 심폐소생술 발표]
유럽연합 내 유로존 19개 국가의 통합 중앙은행인 유럽중앙은행 ECB가, 3년 가까이 유지해온 최저 기준금리를 최소한 올해 연말까지 더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빨라야 내년 초에 금리 인상을 실시한다는 것으로, ECB 정책이사회가 금리인상 시기를 이전 방침보다 연기한 것은 유로존 경제의 급속한 둔화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ECB는 필요하면 2020년 이후에도 현재 금리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더불어 유럽중앙은행은 시중은행을 지원하는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을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과거 2014년과 2016년, 두 차례 시행한 바 있는 TLTRO를 오는 9월부터 2021년 3월까지 다시 시행하기로 한 건데요, 장기대출프로그램은 유로존 시중은행들에게 마이너스 금리로 자금을 빌려주고 은행이 민간 부문 대출을 늘릴 수 있게 하는 경기 부양책입니다.
오늘 ECB가 이렇게 공식적으로 통화정책 방향을 바꾼 것은 미중 무역전쟁과 브렉시트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유로존 경기 전망이 급격하게 어두워졌기 때문입니다. 먼저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경제성장률이 2017년 2.2%에서 지난해 1.5%로 급락하면서 침체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ECB는 올해 유로존 성장률 전망을 1.1%로 하향했고, OECD 역시 지난 6일, 유로존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1.0%로 크게 낮췄습니다. 브렉시트 역시 유로존 경제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는데요, 영국이 3월 29일까지 해법을 찾지 못하고 ‘노딜 브렉시트’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영국과 유로존 모두 경제 전망이 크게 나빠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리오 드라기 총재는 “경기 침체가 생각보다 길다. 유로존 성장 전망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기울었다”면서 지정학적 요인과 보호무역주의의 위협, 신흥시장의 취약성 등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마켓워치는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 첫 ECB 총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드라기 총재의 임기는 올해 10월까지인데요, 현재의 심각한 경제 위축이 예상치 못한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남은 시간 동안 금리를 올리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월가에서는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조치를 내놨지만 유로존에 불고 있는 구조적인 역풍은 예전과 그대로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ECB의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오늘 유럽증시는 일제히 하락하며 마감됐습니다. 유로존의 둔화를 막기 위해서는 더 새로운 수단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떠오르는 ‘중국-러시아-우즈베키스탄’]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금리인상에 대해 신중한 입장으로 바뀌고, 미중 무역분쟁이 해결 조짐을 보이는 등 `글로벌 리스크`가 작아지면서 세계 각국의 자금이 러시아와 중국, 우즈베키스탄으로 몰리고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가 나왔습니다. 민간은행들이 설립한 연구기관인 국제금융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신흥국 시장의 주식 및 채권에 86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97조 원을 투자했습니다. 이러한 자본 유입으로 인해 MSCI 신흥시장 지수도 지난해 저점에서 거의 13%나 올랐다는 분석입니다.
먼저, 러시아 루블화처럼 한때 타격을 입은 신흥국 통화들이 안정세로 접어들며 외환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중국도 마찬가지인데요, 2018년, 10년래 최악의 수익률을 보인 상해종합지수는 올해 들어 미중 무역협상 합의가 다가오면서 24% 이상 급등했습니다. 최근에는 중국 양회 기대감에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죠? 3000p 회복을 넘어 이제는 안정적으로 최고치 부근에 안착한 상태입니다. 어제도 화웨이발 이슈에 장중 롤러코스트 등락을 반복하더니 결국에는 0.14% 오름세로 마무리됐습니다.
한편 오랫동안 세계 시장에서 고립됐던 우즈베키스탄은 해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지난 2월 첫 국채 발행에 나섰고 10억 달러 목표를 쉽게 달성했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우즈베키스탄 이 세 국가 모두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자산운용사인 매뉴라이프의 메건 그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작년 한 해 신흥시장은 힘든 시기를 겪었는데 이제 전환점을 맞고 있다"면서 당분간 신흥국 시장 랠리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세계 경제 성장 둔화세를 감안할 때 신흥시장도 고전을 면치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부채가 늘어나는 중국이 과연 위기 관리를 잘 해낼지, 미중 무역협상이 획기적인 타협점을 도출해낼 수 있을지, 그리고 영국의 브렉시트 갈등이 완만히 해결될지 등을 유념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크레디트스위스, 中 10% 급등 예상]
크레디트 스위스의 아시아태평양 최고투자책임자인 존 우즈는 앞으로 중국증시가 10% 더 급등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며칠 전, 리커창 총리가 전인대 개막에서 발표한 업무보고 내용을 분석한 결과 이런 예측을 내놓은 건데요, 중국 정부의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으로 인해 상해종합지수가 더 뛰어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틀 전 리커창 총리의 발언 내용은 월가브리핑에서 자세하게 전해드렸었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정리한 내용에 따르면 이번 중국 양회에서는 `경제 회복`에 초점을 두고 있는 만큼 크게 네 가지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불확실한 전망, 대규모 감세 발표, 중국제조 2025 실종, 그리고 디레버리징 정책 중단이 그 핵심 사안이었습니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그 중에서도 시장 친화적인 경제 정책들, 대규모 감세와 부채 감축 정책 중단에 초점을 맞췄는데요, 특히나 부가가치세 삭감이 필수소비재와 임의소비재, 재료와 산업, 그리고 에너지 섹터 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글로벌 주식시장 전반에 대해서는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유독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존 우즈는 이번 리커창 총리의 중국 경제 부양책 발표로 인해 다른 국가들도 혜택을 입을 것이라고 봤는데요, 특히 한국과 대만 등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가장 큰 이익을 얻게 될 국가는 바로 중국의 내수시장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중국 국내 산업들이 시장 친화적인 정책들로 인해 호황을 누릴 것이며 이것이 중국 증시의 강세장을 예측하는 주된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중국증시 굉장히 잘 올라가고 있다고 말씀드렸고요, JP모건도 오는 5~6월쯤이 중국증시의 최대 강세장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 만큼 글로벌 IB들이 잇따라 중국증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우리 시장 다음으로 가장 친숙하고 가까운 시장, 바로 중국이 아닐까 싶은데요, 중국증시에 관심 많은 투자자 분들은 참고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