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나다 정부가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 검찰에 의해 기소된 중국 모바일·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47) 부회장에 대한 신병 인도 절차에 착수했다고 AP·AFP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캐나다 법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멍완저우 사건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인도 절차를 개시해 진행하도록 관련 당국에 허가했다"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인도 절차 개시 결정은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검토 끝에 판사에게 제출할 증거가 충분하다고 판단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오는 6일 캐나다 법원에서 멍완저우 인도 여부를 다루는 심리가 열릴 예정이다.
캐나다 법원은 애초 지난달 6일 멍완저우 인도와 관련한 심리 기일을 잡았다가 피고인 측에 검토 시간을 주기 위해 한 달간 연기했다.
멍 부회장은 범죄인 인도 심리를 받도록 오는 6일 캐나다 법원에 출석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캐나다 법무부 장관은 법원 심리 결과를 토대로 최종 인도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다만 이러한 절차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AFP는 보도했다.
인도 절차 개시 결정에 대해 멍완저우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멍완저우의 변호사인 데이비드 마틴은 성명에서 "법무부의 결정에 실망감을 느낀다"며 "미국의 기소는 정치적 성격을 가지고 있고,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협상에 도움이 된다면 사건에 개입할 수 있다고 반복적으로 말해왔다"고 밝혔다.
캐나다 주재 중국 대사관도 성명을 내고 "이것은 단순히 사법적 사건이 아니라, 중국의 하이테크 산업에 대한 정치적 학대"라며 "캐나다가 `법규`와 `사법적 독립`을 주장한다 해도 그것이 멍완저우 사건에 대한 캐나다 측의 실수를 덮을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 대사관은 "이 사건에 대한 캐나다 법원의 최종 결정은 캐나다가 사법적 독립에 충실한지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만약 캐나다가 법규와 사법적 독립 원칙을 정말로 준수하고자 한다면 미국의 인도요청을 거부하고 멍완저우를 즉시 석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의 딸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는 지난달 뉴욕 동부지검에 의해 은행 사기 등 총 13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미국 사법당국은 이들 혐의를 근거로 멍완저우에 대한 범죄인 인도 청구를 캐나다에 요청한 상태다.
멍완저우는 지난해 12월 캐나다 공항 환승 중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으며, 이로 인해 중국과 미국·캐나다 간에 심각한 외교갈등이 불거졌다.
특히 미국이 화웨이를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대상으로 지목해 퇴출 운동에 앞장서고, 중국과 광범위한 무역 전쟁을 벌이는 와중이어서 멍완저우 체포 배경이 국제사회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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