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채용비리 재판이 은행 경영 안정성 등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며 3연임에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2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하나은행장 후보자 선정과 관련해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 3명을 26일 면담했습니다.
금감원은 이 자리에서 하나은행 경영진의 법률 리스크가 은행의 경영 안정성 및 신인도를 훼손할 가능성에 관한 우려를 전달하고 "은행의 주인인 주주와 고객을 대신해 금융회사의 경영을 견제하는 사외이사로서 책임을 다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금감원은 하나은행 내규는 직원이 검찰에 기소되면 직무에서 배제토록 규정하고 있으나 정작 은행 경영을 책임지는 임원에는 이런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함 행장을 업무에서 배제하기는커녕 3연임을 추진하는 데 문제를 제기한 셈입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역시 이날 은행장 대상 조찬 강연 직후 기자들을 만나 "감독 당국이 해야 할 일이 있다"면서 "법률적인 리스크를 잘 체크해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금감원의 이런 입장은 함 행장의 연임에 사실상 반대 의사를 표명한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감독 당국이 민간 금융사 인사에 직접 개입할 수는 없으므로 `우려`라는 형식을 빌려 입장을 전달한 겁니다.
함 행장은 지난해 6월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돼 8월부터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증인신문이 진행 중이며 1심 판결은 올해 말쯤 이뤄질 전망입니다.
함 행장은 2015년 신입 공채에서 지인으로부터 아들이 하나은행에 지원했다는 얘기를 듣고 인사부에 잘 봐줄 것을 지시해 서류전형 합격자 선정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습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민간은행 인사에 개입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며 하나은행장 선임에 관한 권한과 책임은 전적으로 이사회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