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구가 풍부한 표현력과 귀에 쏙쏙 박히는 대사 전달로 극의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JTBC 금토드라마 ‘리갈하이’ 3, 4회에서는 거침없는 독설로 통쾌함을 선사하는 고태림(진구 분)이 ‘사측은 무조건 악이고 직원들은 무조건 정의인가?’라는 물음을 던지며 사회에 만연한 고정관념을 깨는 장면이 그려졌다. 직원들에게 동물 코스튬을 하게 한 대오그룹 측 변호를 맡은 그가 많은 이들의 비난에도 불구, 제로베이스의 선입견으로 이번 사건도 완벽하게 해결했기 때문.
이에 고태림은 “정의가 어쩌고 하는 건 아랫사람 깔보는 동정에 지나지 않아. 그저 약자로 보이는 가엾은 사람을 불쌍하게 여기는 것뿐이야. 신도 아닌데 우리 따위가 그런 걸 알 턱이 없지”라며 그동안 보여졌던 돈만 밝히는 괴물 변태 고태림이 아닌, 의뢰인의 이익을 위해 필사적으로 싸우는 한 명의 변호사였음을 드러냈다.
이렇듯 변호사로서의 소명을 다 하는 고태림은 ‘진실’과 ‘정의’라는 화두를 던진 것에 이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시간이 자기편이라는 착각만큼 한심한 게 없지”라며 뼈를 때리는 독설을 날리는 것은 물론, 생각지도 못했던 차진 비유로 매력 화수분의 면모를 뽐내고 있다.
“아직도 감을 못 잡은 것 보니 껍질을 깨기는커녕 다시 노른자로 돌아가 반숙 상태로 흐물거리다 끝나겠군”, “썩은 사과의 법칙이라고 하지. 단 하나의 썩은 사과가 순식간에 사과 상자 전체를 썩게 만들거든”, “인도 마술사가 코브라에 물려 트위스트 추는 소리군” 등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대사의 향연이 바로 그것.
이는 고태림의 자신만만한 성격을 드러내는 동시에 배우 진구의 출중한 역할 소화력까지 느끼게 하며 극의 볼거리를 채우고 있다. 특히 진구의 빠르고 정확한 딕션과 이해를 돕는 적절한 손동작, 풍부한 표정은 고태림만의 여유와 당당한 태도를 표현하며 시청자들로부터 ‘말맛’을 살린다는 평을 얻기도.
이처럼 맛깔나는 연기와 운율을 살린 억양으로 고태림 캐릭터를 다채롭게 표현하는 진구의 모습이 “하드캐리 진구 딕션 좋네요”, “진구 능청연기 잘 살리네”, “아웃사이더인줄. 래퍼 진구!” 등 시청자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는 가운데, ‘리갈하이’는 매주 금, 토 밤 11시 JTBC에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