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투자이민 수속을 밟으면서 생각 치도 못했던 국외전출세 문제에 봉착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종종 있습니다."
국외전출세는 국내법인의 주식을 갖고있는 대주주가 외국으로 이주할
때, 그 대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에 물리는 세금이다. 지난해 1월부터 시행됐다.
한국과 미국의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동시에 지닌 이명원 공인회계사를 통해 국외전출세에 대해 알아본다. 그는 이주 전문업체인 국민이주㈜
(대표 김지영)가 미국투자이민 수속을 밟은 사람들을 위해 진행하는 미국정착세미나에 강사로 나와 한국과 미국의 세법에 관해 상담을 하고 있다.
"한마디로 국내에 거주하는 대주주가 이민 등으로 외국으로 이주할 때 출국일 당시 가진 국내 주식의 평가이익에 양도소득세를 물리는 제도죠. 과세 형평상 약간의 논란이 있긴 하지만 국가가 행정목적을 위해 실시한 측면이 있습니다."
"현재로선 국내법인의 주식에 대해서만 국외전출세를 물리기 때문에 한국내 부동산이나 외국에 있는 자산은 해당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주의할 점은 2019년부터는 부동산을 과다보유하고 있는 `부동산 주식`도 국외전출세 대상에 포함됐다는 사실입니다"
국외전출세는 실현되지 않은 소득에 세금을 물린다는 면에서 논란이 있었지만 합헌 판례에 따라 지난해부터 실시됐다. 조세회피를 막고 한국내 재산에 대한 과세권을 확보한다는 게 정부 취지다. 이는 미국의 국적포기세(Expatriation tax)와 비슷하다.
국외전출세를 내는 사람은 출국일 10년 전부터 한국에 주소나 거소를 둔 기간의 합계가 5년 이상인 사람으로서, 출국일 전년도말 기준으로 보유 주식 의 비율, 시가총액을 고려해 법에 정한 대주주가 해당한다.
이 회계사는 "쉽게 말하면 국적에 관계없이 지난 10년중 5년 이상 세법상 한국의 거주자이었던 사람이 세법상 비거주자가 될 때 내는 세금"이라며 "한국국적을 포기하고 이민을 가는 사람뿐만 아니라 유학이나 취업 등의 이유로 출국해 세법상 비거주자가 된 경우도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식을 갖고 있는 모든 사람이 국외전출세를 내는 것이 아니라 상장회사나 비상장회사를 불문하고 국내법인의 `대주주`만이 국외전출세를 낸다. 따라서 상장주식의 경우 지분율 1% 또는 시가총액 25억원 이상을 가진 사람이 대상이며, 비상장 주식의 경우 지분율 4% 또는 시가총액 25억원 이상을 보유한 사람이 대상이다.
이 조건에 해당하면 출국 전날까지 관할 세무서에 보유현황과 납세관리인 신고를 해야 한다. 그런 다음 출국한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에 양도세 신고를 하거나 납부유예를 신청해야 한다. 다만, 납세관리인을 신고하면 다음해 5월까지 신고·납부할 수 있다.
"실제 주식을 양도하지 않아도 평가익에 대해 양도소득세 20%(2020년부터는 3억 초과분은 25%)를 내야 합니다. 말하자면, 출국 일에 주식을 양도한 것으로 봐 출국일의 시가를 기준으로 평가이익을 계산하여 양도세를 내고 이를 본인이 다시 취득하는 셈이죠."
납세담보를 제공하면 출국 날부터 5년간, 유학의 경우 10년간 납부유예를 할 수 있다. 또 출국 날부터 5년 이내에 주식을 양도하지 않은 상황에서 재입국하면 납부세액을 환급 받을 수 있다.
이 회계사는 "미국투자이민을 가려면 당사자가 상장회사나 비상장회사의 대주주에 해당하면 반드시 이런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향후 실제 양도 등이 발생할 경우 일정 요건에서 세액공제도 되기 때문에 전문가와의 상담은 필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