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유가는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로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에 큰 폭 내렸다.
2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23달러(2.3%) 하락한 52.57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위험자산 선호에 반등했던 WTI는 글로벌 성장 우려에 다시 발목이 잡혔다.
중국이 거의 30년 만에 최저 성장률을 기록한 데다, 국제통화기금(IMF)이 글로벌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원유 수요에 대한 걱정이 다시 생겨났다.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6%로, 1990년 이후 2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IMF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에다 중국 경기둔화를 이유로 3개월만에 글로벌 경제 성장 전망치를 또 내려 잡았다.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로 3.5%를 전망했는데, 이는 석 달 전에 제시한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낮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무역협상 진전을 위해 중국과계획했던 고위급 회담을 취소했다는 소식도 전해지며 뉴욕증시는 물론 유가도 하락 폭을 키웠다.
마틴 루서 킹 데이로 하루 휴장한 뒤 이번 주를 시작한 WTI는 이날장 초반만 해도 배럴당 54달러를 웃돌며 6주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WTI는 지난주 4%가량 오르며 지난해 11월 2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주까지 3주 연속 올랐으며 18% 가까이 반등했다.
클리퍼데이터의 매트 스미스 상품 리서치 대표는 "경제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늘어나고 있다"며 "IMF가 경제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뒤 더 증폭됐다"고 말했다.
글로벌 성장 둔화는 원유 수요에 대한 우려로 직결된다. 대규모 원유 소비국인 미국과 중국의 계속되는 무역 분쟁으로 이미 수요 공포는 시장 전반에 깔려있는 상황이다.
스미스 대표는 "중국 원유 수요는 여전히 강하지만 원유 정제 비중확대 때문으로, 가솔린 같은 정유 제품의 공급 과잉을 이끌 수 있다"며"중국은 실질적인 우려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오안다의 크레이그 엘람 선임 시장 분석가는 "트레이더들이 부정적인 뉴스를 최근 이어진 반등에 따른 차익 실현의 기회로 쓰고 있다"며 "불안한 시장에서 시장 하락을 가속하기 충분하다"고 말했다.
다만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의 밥 더들리 최고경영자(CEO)는 원유수요가 올해 하루 140만 배럴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더들리 CEO는 "시장은 타이트하다"며 "유가는 지난 분기에 4년래 최고치로 치솟았다가 18개월래 최저치로 갑작스럽게 급락한 뒤 안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를 포함한 다른 10개 석유 수출국은공급 과잉을 막기 위해 감산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또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주요 셰일업체들의 생산은 최근 몇 개월간 둔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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