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굴기`를 꿈꾸는 중국이 미국을 맹렬히 추격하면서 이제는 우주개발의 종주국인 미국이 일정 부분 중국의 도움을 구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16일 중국 관영 중앙(CC)TV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3일 인류 사상 처음으로 달 뒷면에 착륙한 중국 `창어(嫦娥) 4호` 프로젝트의 총설계사 우웨이런(吳偉仁)은 미국 과학자들이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우웨이런은 CC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과학자들이 국제회의에서 통신 중계위성 `췌차오(鵲橋·오작교)`의 수명을 연장하고, 미국의 송신기를 창어 4호에 장착할 수 있는지 물어왔다"고 밝혔다.
그는 "왜 췌차오의 수명 연장을 원하는지 묻자, 그들은 약간 당황해하면서 자신들이 달 뒷면을 탐사할 때 우리 중계위성을 쓰길 바란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췌차오는 창어 4호 프로젝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통신 중계위성이다.
지금껏 유·무인을 막론하고 달 뒷면에 착륙하려는 시도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지구와 달 뒷면의 직접적인 통신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착륙선이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달 뒷면으로 들어가는 순간부터 지구와 교신이 끊어진다.
중국은 지난 5월 통신 중계위성 췌차오를 쏘아 올려 이 기술적 난제를 극복했다. 췌차오는 달 뒷면과 지구를 동시에 바라보면서 양측 간에 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웨이런은 "미국 과학자들은 줄곧 운석이 달에 미친 영향을 탐구하길 원했다"며 "이번에 미국을 돕고 협력할 수 있게 된 것은 우리에게 황금과 같은 기회"라고 말했다.
중국의 달 탐사 프로젝트에는 미국은 물론 독일, 스웨덴, 네덜란드, 사우디아라비아 등 여러 나라가 협력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달 착륙과 관련한 데이터를 나사와 교환하기도 했다.
미국 의회는 지난 2011년 우주 탐사에 있어 미·중 협력을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이번 데이터 교환이 이에 위반되는 것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미국은 1969년 아폴로 11호를 달에 착륙시켜 사상 최초로 인간을 달에 보낸 우주개발의 종주국이다.
하지만 1972년 이후 미국은 달 탐사를 중단했고, 반면에 중국은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달 탐사에 뛰어들어 이제 우주개발에서 미국과 경쟁하는 위치로 올라섰다.
중국은 `창어 5호`를 올 연말께 발사해 달 표면에서 샘플을 수집한 후 이를 지구로 가져올 계획이다. 이 임무가 성공하면 중국은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3번째로 달에서 표본을 가져오는 나라가 된다.
중국은 첫 화성 탐사선 발사를 2020년께로 계획하고 있으며, 2022년에는 우주정거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이에 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달 궤도에 우주개발 거점시설을 새로 만들도록 지시해 중국과 미국의 달 탐사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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