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불안한 반도체 업황과 경기 침체 여파로 기업들의 4분기 실적 전망치가 낮아지면서 주식 시장 전반으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데요.
산타랠리를 놓쳤던 국내 증시가 1월 효과마저 비켜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신재근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오는 8일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전 분기와 달리 4분기 실적 전망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냉랭합니다.
지난 11월 반도체 출하량이 16.3% 감소하는 등 수요가 줄었기 때문입니다.
증권사도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최대 19% 이상 실적을 낮춰 잡았습니다.
시장 평균 전망치인 15조5,210억원과 비교하면 21% 이상 밑돌 것으로 보입니다.
SK하이닉스 4분기 실적도 전망치에는 10% 이상 못 미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코스피 시가총액 6위 기업인 LG화학의 4분기 실적도 중국 자동차 판매 부진으로 최대 50% 이상 급감할 것이란 의견이 나옵니다.
네이버 역시 유튜브의 인터넷 시장 잠식과 광고 매출 감소로 25% 이상 감소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전체 코스피 상장사 실적도 부진할 전망인데,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지난 11월과 비교해 한달 만에 8.8% 낮아진 게 대표적입니다
<인터뷰>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
"저희가 봤을 때는 추정치보다는 많이 밑돌 가능성이 있고 3분기보다는 4분기가 훨씬 부진할 거로 보고 있다. 실제로 반도체 가격도 많이 내려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12월 산타랠리를 놓쳤던 국내 증시가 1월 효과 마저 비켜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미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새해부터 코스피 지수가 두 달 만에 2천선을 하회하는 등 휘청이는 가운데, 부진한 4분기 기업 실적이 더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단 겁니다.
시총 비중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위 10개 기업들의 주가가 지난해 실적 불안 등으로 20% 떨어졌을 때, 코스피도 20% 가까이 급락한 바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몇몇 기업들의 경우 올해 하반기부터 회복을 보일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불안감을 잠재우긴 역부족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업종보다는 성장성이 큰 일부 종목만 상승세를 보이는 '종목 장세'를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증권사는 정부 주도의 사업에 따른 수혜를 받을 수 있는 SK텔레콤, 대우건설, 삼성전기 등을 대표 종목으로 꼽았습니다.
<인터뷰>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
"수주 중에서 한 가지 눈여겨 봐야 할 게 글로벌 경기는 나빠지지만 청정 에너지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는 상황, 현대미포가 그걸 하고 있기 때문에 수주로부터 수혜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 대내외 악재에 코스피가 박스권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기업의 4분기 실적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신재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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