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등 미국의 쟁쟁한 유력 기업들을 모두 제치고 미국에서 2번째로 평판이 좋은 IT 기업에 꼽혔다.
특히 다른 기업들의 경우 매년 순위 변동이 심했던 데 비해 최근 몇 년간 `톱 5`에 꾸준히 들면서 미국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됐다.
국내에서 진행된 설문조사에서는 주요 그룹들 가운데 소통 능력이 가장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강한 것과는 상반된 결과여서 더욱 이목을 끌었다.
◇ 글로벌 IT기업 중 평판 2위…미 엔비디아 1위
11일 재계에 따르면 미국 보스턴에 본부를 둔 글로벌 컨설팅 업체 `레퓨테이션 인스티튜트(RI)`가 최근 발표한 `2018년 미국에서 가장 평판 좋은 IT 기업`(2018 Most Reputable Tech Companies in US) 순위에서 삼성전자는 평점 78.5점을 얻으면서 2위에 올랐다.
이번 순위는 미국 내에서 2만3천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실적, 제품·서비스, 리더십, 혁신, 시민의식, 업무환경, 지배구조(거버넌스) 등 7개 영역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매겨졌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문업체인 엔비디아(80.3점)가 유일하게 80점을 넘기면서 선두를 차지했으며, 삼성전자의 뒤를 이어 내비게이션 업체인 가민을 비롯해 HP엔터프라이즈, 인텔, 구글,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어도비, 세일즈포스, HP 등이 `톱 10`에 포함됐다.
◇ 삼성, 톱10 중 유일하게 미국 기업 아냐
상위 10개 기업 가운데 본사가 미국이 아닌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일본 엡손(18위)이 가장 높은 순위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1위에 올랐으나 2016년 2위로 밀렸으며, 지난해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사고로 5위까지 떨어진 뒤 올해 3계단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조사에서 앞서 나갔던 구글과 인텔,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4개 기업을 모두 추월했다. 올해 IBM은 17위, 마이크로소프트는 24위까지 각각 떨어졌으며, 삼성의 스마트폰 경쟁업체인 애플도 38위에 머물렀다.
RI는 보고서에서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발화 사고로 위기를 겪었지만 공식 사과를 통해 명성을 회복했다"며 "지배구조(거버넌스) 부문에서는 상대적으로 점수가 떨어졌으나 전반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 "투명한 소통·제품 인기로 호평"…국내 이미지와 차이
특히 "투명한 소통(transparent communications)과 제품·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지지에 힘입어 좋은 평판을 유지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삼성전자 생산라인의 직업병 관련 조사를 진행한 삼성옴부즈만위원회가 올해 초 전국의 성인 3천277명을 상대로 실시한 기업 이미지 조사에서 삼성전자는 `소통 능력` 부문에서 현대차, SK, LG, 롯데, 포스코와 미국 구글 등에 모두 밀리면서 최하위에 랭크됐다.
또 전반적인 국민 신뢰도 평가에서도 3위에 그치면서 "존경받는 기업의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국내보다 미국을 비롯해 외국에서 더 인정받는 기업"이라면서 "대한민국 대표기업임에도 국내에서는 재벌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데다 최근 몇 년간 이어진 수사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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