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이혼’ 가슴이 먹먹하다가도 웃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는 드라마다.
KBS2 월화드라마 ‘최고의 이혼’은 사랑과 결혼, 가족과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끔 만들며 현실적인 메시지를 선사하고 있다. 그렇다고 마냥 진지하기만 한 드라마는 아니다. 주인공 네 남녀가 만드는 유쾌한 케미, 독특한 매력에 웃음이 터져 나온다. 이 기막힌 완급조절에 시청자는 빠져들 수밖에 없다.
지난 5일 방송된 17~18회는 묵직함과 경쾌함을 넘나들며 안방극장을 몰입시켰다. 이날 조석무(차태현 분)은 이혼 사실을 가족들에게 말하기 위해 집으로 갔다. 하지만 누나 조석영(윤혜경 분)이 먼저 폭탄 고백을 했다. 검사인 남편이 바람을 피웠다는 이유였다. 아버지는 이혼 이야기에 망신스러워했고, 이에 조석무는 남들이 어떻게 보는지가 중요하냐며 화를 냈다.
집에서 나오며, 조석무는 누나에게 이혼을 하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누나의 대답은 공허했다.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데도 아무렇지 않은 자신한테 화가 났다는 것이었다. 아버지의 기준에 늘 맞춰 살았던 조석무의 누나였다. 자기 자신을 위해 한 결혼이 아니었기에, 늘 텅 빈 마음으로 살았던 것이다.
강휘루는 홀로서기를 준비했다. 집을 알아보고 면접을 보러 다녔다. 그러나 현실은 쉽지 않았다. 내세울만한 게 없으니 외모 관리를 해서 좋은 남자와 결혼하라는 충고를 들을 뿐이었다. 황당해하며 돌아오던 강휘루는 진유영(이엘 분)과 만났고, 두 여자는 또 조석무, 이장현(손석구 분)과 마주쳐 술자리를 갖게 됐다.
조석무는 진유영과 이장현을 화해시키기 위해 애를 썼다. 하지만 진유영은 이미 마음을 확고하게 굳힌 상태였다. 모두의 앞에서 이장현에게 “헤어지자”고 이별을 고했다. 이장현은 아직 자신은 끝나지 않았다며 “싫다”고 했다. 조석무는 화를 내지 말라며 중재에 들어갔고, 강휘루는 화내는 게 아니라 아픈거고 슬픈거라며 공감을 했다.
이어 강휘루와 진유영은 결혼 생활에 대한 회의감을 쏟아냈다. 강휘루는 “부부 같은 거 다 쇼야”라고 말했고, 진유영은 “그래 그냥 혼자 살고 혼자 지내면 돼”라고 맞장구를 쳤다. 두 여자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조석무는 벌떡 일어나 “그렇게 말하면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아무도 행복해질 수 없다”고 외쳤다. 이어 “한 지붕 세 가족이 될 수 없다”는 조석무의 엉뚱한 외침에, 세 사람은 황당한 얼굴로 조석무를 바라봤다.
이날 방송은 왜 결혼을 하고 이혼을 할까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을 하며 시청자들을 진지하게 만들었다. 이혼에 대한 사회적인 시각, 결혼에 대한 신중한 접근 등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그러다가도 유쾌한 재미를 안기기도 했다. 조석무, 강휘루, 진유영, 이장현이 함께 만나는 장면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불가 대화 전개로 웃음을 선사했다. 차태현, 배두나, 이엘, 손석구는 가벼워야 할 때는 가볍고 진지해야 할 때는 진지하게, 각자의 캐릭터와 연기를 완급조절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묵직했다가 경쾌했다가 시청자들을 빠져들게 만드는 드라마 ‘최고의 이혼’ 19~20회는 6일 밤 10시 KBS2에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