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유명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69)가 모교인 와세다(早稻田)대학에 자신의 원고와 소장 도서, 세계 50여개국에서 번역된 자신의 작품, 2만여점의 수집 자료를 기증하기로 했다.
4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그는 이날 이 대학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이런 계획을 밝혔다.
무라카미가 일본에서 기자회견을 한 것은 데뷔작인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가 영화로 만들어진 1981년 이후 37년 만이다.
와세다대 측은 기증받은 자료를 활용해 글로벌 연구센터 `무라카미 라이브러리`(가칭)를 설립할 예정이다.
무라카미는 "40년 가까이 글을 써왔더니 원고와 자료가 쌓여서 자택에도 사무실에도 보관할 수 없게 됐다"며 "자료 기증으로 내 작품을 연구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국제적 문화교류의 한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료 기증 이유에 대해서는 "아이가 없으므로 내가 죽은 뒤 자료가 흩어져 버리면 곤란하다. 모교인 와세다대가 장소를 만들어 줬다"고 와세다대 측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가마타 가오루(鎌田薰) 와세다대 총장은 "전 세계의 무라카미 팬, 일본 문학과 문화를 더 깊이 배우려는 연구자들이 반드시 방문하는 거점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무라카미는 1968년에 이 대학 제1문학부에 입학해 1975년에 졸업했다.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군조(群像)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데뷔했다.
`노르웨이의 숲`(한국에서는 `상실의 시대`로 번역 출간됨), `1Q84`등 수많은 그의 작품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일본 안팎에서 사랑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