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처음으로 21일 성(性) 소수자 권리향상을 위한 `퀴어문화축제`가 열린 가운데 반대단체 회원과 현장 통제에 나선 경찰 간 충돌이 빚어졌다.
광주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이날 `광주, 무지개로 발光하다`란 주제로 동구 옛 전남도청 앞 5·18 민주광장에서 퀴어문화축제를 개최했다.
오후 1시 40여개 단체의 부스 운영을 시작으로 오후 3시부터 참가 단위별 깃발을 앞세우고 주변 도심을 행진하는 퍼레이드를 펼쳤다.
기독교인 등으로 구성된 동성애반대연대는 비슷한 시각 5·18 민주광장에서 약 500m 떨어진 금남로 4가에 모여 맞불집회를 열었다.
각 주최 측 추산으로 퀴어문화축제에는 1천명, 맞불집회에는 8천명이 참석했다.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 행렬이 경찰이 통제하던 5·18 민주광장을 벗어나 도심으로 진입하자 반대단체 측 참가자 일부가 도로 위에 드러눕는 등 길목 차단에 나섰다.
퀴어문화축제 찬반 양측 간 직접적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경찰과 반대단체 회원 사이에서 밀고 당기는 몸싸움이 산발적으로 벌어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퍼레이드 과정에서 다치거나 현행범으로 붙잡힌 사람은 없다.
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은 도심 1.5㎞ 구간에서 40분가량 퍼레이드를 펼치고 5·18 민주광장으로 돌아와 공연과 발언, 연극 등 본행사를 이어갔다.
맞불집회는 오후 5시께 마무리했는데 참가자 일부가 남아 경찰 통제선 밖에서 `동성애 반대` 손팻말을 들고 찬송가를 부르며 행동을 지속했다.
경찰은 충돌에 대비해 찬반 양측을 분리하는 완충벽을 5·18 민주광장에 세우고 기동대 28개 중대, 여경 3개 제대, 대화경찰 등 총인원 1천500명을 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