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가 직면한 위기 상황이 다시 한번 지표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연말이면 상황이 나아질 수 있다고 전망하지만 국내외 기관들은 계속해서 우울한 전망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OECD는 올해와 내년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큰 폭으로 하양 조정했습니다.
올해와 내년 각각 2.7%, 2.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난 5월의 전망과 비교하면 올해는 0.3%, 내년은 0.2% 하향 조정한 것입니다.
호주와 미국,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의 전망치가 크게 변동이 없는 것과 크게 비교되는 것입니다.
OECD는 그러면서 대규모 재정을 풀어 가계 소득·소비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LG경제연구원은 더욱 암울한 전망을 내놨습니다.
내년도 내년 상반기 2.6%, 하반기 2.4%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 같은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LG경제연구원은 반도체 효과를 꼽았습니다.
내년도 설비투자 성장률을 마이너스 2.0%로 낮췄는데 반도체 투자의 감소가 주된 배경입니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해 우리 경제 3% 성장을 이끈 것은 반도체 효과"라며 "반도체 수요는 장기적으로 확대하겠지만 미국, 중국 등의 늘어난 반도체 투자로 공급 능력이 커지면서 지난해와 같은 호황은 지속되기 어렵다"고 진단했습니다.
우리 경제에 상존하는 가장 큰 대외 리스크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양국가의 무역 전쟁에 일부 국가들은 반사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우리처럼 대외의존도가 높고 중국에 대한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들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입니다.
이와 관련해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최근 미중 무역전쟁이 확대돼 우리 수출 피해로 인한 생산 차질액이 32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여기에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6.5% 이하로 떨어질 것을 전제로 우리경제는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반도체 호조에 당분간 재정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지만 급변하는 세계 경제와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2중 3중의 안정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절실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