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참패에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지난 2개월간 미국에 체류해온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15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남은 세월도 내 나라, 내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할 것"이라며 "여러분과 함께 봄을 찾아가는 고난의 여정을 때가 되면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홍 전 대표는 한국당의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 출마 여부 등 구체적인 행보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갔다.
그는 `전당대회에 출마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지금 내가 할 일은 대한민국을 위해 하는 일이다. 당권을 잡으려고 새롭게 정치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홍 전 대표는 `전당대회에 나설 경우 당 일각에서는 제명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질문이 나오자 "이해가 되지 않는다. 친박(친박근혜)들이 내가 겁이 나는 모양인가"라고 반문하며 "이제는 친박들과 아웅다웅 싸울 입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대책 등 경제정책에 대해선 "경제는 경제 논리로 풀어야지 이념이 들어가면 국민이 피곤해진다"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어떤 이유로든 증세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전체가 감세 정책 방향으로 가는데 유독 대한민국만 증세하며 거꾸로 간다"며 "세금을 올려 나라 운영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했다.
사흘 앞으로 다가온 3차 남북정상회담과 김병준 비대위 체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홍 전 대표는 "미국에서 주로 산책과 독서, 운동과 낚시를 하면서 휴식과 힐링의 시간을 가졌다. 국내 뉴스는 거의 보고 듣지 않아서 전부 정리되면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김병준 비대위 체제에 대해서는 평가하기 좀 그렇고, 고생하고 계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에서 달라진 세계 외교 질서에 대해 공부를 했다"며 "이 나라의 바람직한 경제정책에 대해서 조금 더 공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 전 대표는 미리 준비한 메모를 읽기도 했다.
그는 "지난 대선은 탄핵과 국정농단 프레임에 갇혀 패배했고, 이번 지방선거는 남북평화 프레임에 갇혀 참패했다"며 "모두 제 부덕의 소치이고, 제가 잘못한 탓"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36년 동안 공직 생활을 해오며 내 나라와 국민을 위해 전심전력을 다 해왔다. 패전지장을 공항에 나와 반갑게 맞아준 여러분들의 정성에 정말 감사드린다. 잊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홍 전 대표가 공항에 모습을 드러내자 기다리고 있던 지지자 50여명은 홍 전 대표를 에워싸고 `홍준표는 옳았다`, `홍준표 대통령` 등을 외쳤다. `Again 홍준표`(다시 홍준표), `홍준표는 복귀하라` 등의 플래카드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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