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상반기 증권사 순이익이 11년 만에 최대 치를 기록했단 이야기 들어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실적을 들여다 보면 대형 증권사 편중에, 아직까진 IB보단 브로커리지 등 기존 사업에 쏠려있는데요.
차별화를 못한 중소형 증권사는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단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대형사와 중소형사간 양극화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이민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지난 상반기 기준 증권사 순이익은 2조6천억원.
반기 기준으로 지난 2007년 이후 11년 만에 최대 치입니다.
그 실적 중 60% 가까이는 대형 증권사로부터 나옵니다.
이들은 초대형 투자은행(IB)로 주목을 받으며 해외 부동산과 대체 투자, 해외법인 인수 등에서 글로벌 IB와 어깨를 견줄 것이란 기대감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대형사가 강조하고 있는 IB 수수료가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로 크지 않다는 게 문제입니다.
대형사가 금융위로부터 초대형IB 인가를 받을 당시 차별화된 업무를 하는 것을 전제로 했음에도 여전히 기존 수익 사업인 브로커리지와 주식담보대출 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형사의 막강한 자본력이 오히려 내부로만 향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
"발행어음을 할 수 있으니, 자본금을 늘릴 수 있어서 마진을 남겨야 되는데, 중소형사 시장에도 대형사들이 침범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본력이 부족한 중소형 증권사들은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습니다.
대신증권은 뉴욕 맨하튼 도심 빌딩에 1,200억원을 투자하고 하나금융투자은 IPO에 초점을 맞추는 등 초대형 IB와 맞붙는 증권사도 있지만 대부분의 증권사는 틈새를 찾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BNK투자증권은 4차산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광식 BNK투자증권 대표
"IB사업부문의 신 사업팀을 신설해 제4차산업혁명 관련 유망 신기술 사업에 대한 지분투자와 투자조합설립을 통해"
때마침 금융당국이 중기특화 증권사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혀 중소형사의 숨통이 트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코리아에셋투자증권과 함께 2기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로 선정된 IBK투자증권, 유안타증권은 강소, 벤처기업 발굴과 함께 벤처펀드 조성을 통한 직접 금융 기능 강화, 기업공개(IPO) 등을 추진 중입니다.
자본시장에서 대형과 중소형 증권사간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중소형사의 틈새를 노린 특화경쟁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민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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