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 인체 누드 크로키 수업에서 남성 모델의 나체 사진을 찍어 유포한 여성 모델에게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되자 편파수사 논란이 다시금 뜨거워지고 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이은희 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구속기소 된 안모(25)씨에게 13일 징역 10개월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해당 기사의 댓글에서는 "몰카(불법촬영) 100번 찍어도 초범은 집행유예 나오지 않았느냐", "음란물 헤비업로더는 벌금형, 집유인데 음란물도 아닌 불법촬영물에 실형이 말이 되느냐" 등 댓글이 많은 공감을 얻었다.
2015년 한 의학전문대학원생이 여성 183명을 불법촬영했으나 검찰에서 기소유예를 받은 사건, 지난해 전주의 한 회사 탈의실에 몰카를 설치해 15차례 불법촬영을 저지른 남성이 집행유예를 받은 사건 등을 언급하는 댓글도 있었다.
실형을 받은 안씨가 불법촬영물을 올렸던 사이트이자 이날 판결을 선고한 이은희 판사가 "남성혐오 사이트"로 지칭한 `워마드`의 회원들은 게시글과 댓글에서 한목소리로 분노를 나타냈다.
워마드 회원들은 "초범인데 징역이 말이 되느냐", "이게 편파수사가 아니면 뭐란 말이냐", "인권탄압이다" 등 의견을 거칠게 표현하면서 실형 선고에 대한 강한 실망과 분노를 쏟아냈다.
이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홍대 공연음란남 몰카 징역 10월 선고가 말이 되나?`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고 "편파수사와 여성혐오의 산물"이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해당 청원글은 오후 4시 30분 현재 4천300여명이 동의했다.
여성 모임 `불편한 용기`가 주최하는 `제5차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 날짜가 언제냐고 묻는 게시글도 있었다. 5차 시위는 아직 날짜와 장소가 공지되지 않았다.
반면 "불법촬영 범죄의 심각성을 법원이 이제야 인지한 것 같다"면서 "피고인 성별과 관계없이 불법촬영 범죄는 앞으로 실형으로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의견도 다수 눈에 띄었다.
직장인 이모(30·여)씨는 "이번 실형 선고는 몰카 범죄에 대한 법원의 엄정한 태도를 보여준 것"이라며 "성별을 떠나 몰카 범죄를 엄단할 필요가 있다. 여성이라서 실형이 나왔다는 이야기보다 몰카를 찍으면 교도소에 갈 수 있다는 경각심이 더 부각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대 누드모델 몰카 징역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