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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로코 장인’ 박서준 ‘김비서’로 ‘믿고 보는 배우’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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훤칠한 키와 선한 미소는 물론 유난히 긴 팔과 다리 덕분에 데뷔 초부터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배우 박서준.

2017년 국민드라마 ‘쌈, 마이웨이’ 속 고동만을 통해 ‘로코 장인’으로 떠오른 그는 지난달 26일 종영한 tvN 수목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통해 “연기의 폭을 한층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서준의 ‘김비서가 왜 그럴까’ 출연 소식은 처음부터 기대감을 불러 모았다. 지난해 KBS2 ‘쌈, 마이웨이’를 통해 대중의 인기를 끌어올렸고, 영화 ‘청년경찰’의 흥행을 견인하며 스크린에서도 인정받는 배우로 거듭났으며, 여기에 tvN 예능 ‘윤식당2’에서 완벽한 알바생으로 변신해 연기와는 다른 색다른 매력을 뽐내며 대중의 인지도를 흡수했기 때문.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박서준의 농익은 연기 내공은 ‘믿고 보는 배우’ 타이틀을 입증하는 동시에 드라마의 폭풍 인기를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드라마가 사고 없이 잘 끝나서 좋아요. 너무 재밌게 찍었어요. 더 이상 현장에서 막내가 아니더라고요. 동생들과 어울리는 법도 배웠죠. 저는 결과물에 대해 냉정하고, 최소한의 아쉬움만 남기려고 해요. 이영준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자신을 칭찬하는 것이 부족한 것 같더라고요. 이영준을 통해 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어요. 지금도 남들에게 칭찬을 들으면 어색해요.”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재력, 얼굴, 수완까지 모든 것을 다 갖췄지만 자기애로 똘똘 뭉친 ‘나르시시스트 부회장’ 이영준(박서준 분)과 그를 완벽하게 보좌해온 ‘비서계 레전드’ 김미소(박민영 분)의 퇴사밀당로맨스. 조회수 5000만뷰를 기록한 동명의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해당 소설 기반의 웹툰 또한 누적조회수 2억뷰와 구독자 500만명을 돌파하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박서준은 극중 나르시시스트 부회장 이영준 역을 맡아 코믹과 로맨스를 오가는 연기를 선보이며 연일 시청자들의 심장을 저격했다.

“원작을 보고 호감이 생겼어요. 이영준 캐릭터에 매력을 느껴 언제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싶었죠. 내가 해석한 이영준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일상생활에 있을 법한 연기를 하는 것이 저만의 철학이죠. 제 장점을 잘 융합시키면 좋은 캐릭터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어요.”

다양한 매력을 가진 이영준을 그려내기 위해 캐릭터 연구에 매진한 박서준은 설렘 가득한 로맨스부터 잔망미 넘치는 코믹함, 묘한 미스터리까지 극 전체를 종횡무진하며 장르 불문 연기력을 폭발시켰다. 다채로운 표정연기와 섬세한 표현력으로 캐릭터의 수많은 감정들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현실에서 그림체와 똑같이 생긴 사람은 없어요. 그런데 실사화 시켰을 때 잘 채울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감정을 느끼는 포인트는 인간이라면 똑같을 거라고 생각했죠. 그것을 잘 찾는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았어요. 제가 살아온 과정을 보자면 재벌은 아니지만 아무 것도 없는 가정에서 자란 것도 아니거든요. 중간의 입장에서 산 것 같아요. 완전 한 쪽으로 치우친 인생을 산 것이 아니라 어떻게 표현을 해도 설득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영준의 뻔뻔한 자기 자랑을 당연스럽게 표현하는 박서준의 열연은 드라마를 완벽하게 만들어냈다. 특히 매 회 예기치 못한 순간 빵 터지게 하는 잔망스런 매력으로 여심을 더욱 들뜨게 했다.

“저는 재밌고 유쾌한 걸 좋아해요. 현장의 어색함을 깨기 위해 농담도 하고, 자연스러운 것이 좋아요. 저 만의 호흡이 있는 것 같아요. 이영준이라는 캐릭터 때문에 이번 작품을 선택했지만, ‘로코’라는 장르에서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다 보여주자고 마음먹었어요. 후반에 잠도 못 자고 촬영하면서 놓치고 가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 아쉬웠어요.”

박서준은 눈빛, 제스처, 목소리 톤 하나까지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남다른 고민을 했고, 그 결과 보는 것만으로 광대가 승천하는 ‘잔망스럽고 귀엽고 멋있고 섹시한 부회장님’ 이영준을 완성했다. 능청스럽고도 잔망스럽게 “영준이 이 녀석”과 “빛나는 아우라”를 외치며 등장한 박서준은 순간순간 변화하는 카멜레온 같은 눈빛으로 큰 비밀을 홀로 감당하고 있는 이영준의 애잔함을 보여줬으며 박민영을 향한 애틋하고 스윗한 눈빛으로 여심을 항복하게 만들었다.

“‘영준이 이 녀석’이라는 대사가 제일 난감했어요. 원래 대본에서는 ‘이영준 이 녀석’이었죠. 저는 나름대로 대사를 담백하게 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건 도저히 답이 안 나오더라고요. 본인이 본인에게 얘기하면서 실제로 이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생각했어요. 그냥 흐름에 맡기겠다고 하다가 ‘영준이 이 녀석’이라고 하게 됐어요.”

‘김비서는 왜 그럴까’를 통해 박민영이란 여배우를 만난 것도 큰 행운이다. 두 사람의 애정신은 시청자들의 부러움을 샀다. 첫 만남이 어색했던 박서준과 박민영은 조금씩 가까워지면서 완벽한 로맨스 연기호흡을 선보였다.

“물론 처음 연기를 하기 때문에 당연히 어색할 수밖에 없어요. 우리가 이 작품을 잘 하고 싶다는 어떤 목표 의식은 같기 때문에 둘 뿐만 아니라 감독님, 촬영 감독님과 거리낌 없이 얘기할 수 있었어요. 저는 무조건 상대방의 의견을 신뢰하려고 해요. 저만큼 이영준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미소를 연기하는 사람이 미소를 가장 많이 이해할 수 있다고 봤어요. 그 사람이 이해하는 감정선을 그 인물이 아닌 제가 100%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죠. 서로 생각에 공통점이 많았고, 그 안에서 감독님이 조율해주셔서 완벽한 호흡이 나오지 않았나 싶어요.”

무엇보다 두 사람이 함께 연기한 로맨스 장면에서는 붙으면 폭발하는 ‘케미스트리’로 안방극장을 설렘과 긴장으로 물들였다. 이로 인해 ‘넥타이신’, ‘키스밀당신’, ‘극복키스신’, ‘장롱키스신’, ‘현관키스신’, ‘프러포즈신’, ‘웨딩키스신’ 등 로맨스 명장면이 쏟아져 나왔고,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많다고 생각하기보다는 로맨틱코미디면 이 정도는 나온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많다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리본을 푸는 장면이 함께 있었던 키스신은 지문에는 ‘단추를 푼다’가 있었는데 거기까지만 생각하고 현장 가서 하려고 했어요. 호흡으로 하는 거니까. 연결신을 찍는데 미소가 리본이 있는 옷을 입고 왔더라고요. 전적으로 미소가 의상 선택을 한 거니까 진짜 잘했다 싶었죠. 단지 단추만 풀면 과정이 하나일 수도 있는데 리본까지 푸니까 과정이 2단계가 됐어요. 그걸 보는 순간 이 장면의 해법이 생겨버린 느낌. 생각보다 쉽게 찍은 느낌이었어요.”




‘외로운 남자’ 이영준는 김미소를 보호한다. 그것은 이영준의 김미소에 대한 사랑 표현 방식이다. 박서준의 실제 연애 스타일은 어떨까.

“사실 예전에는 외모를 많이 봤어요. 지금은 대화가 가장 중요해요. 내 모든 것을 털어낼 수 있고, 코드도 잘 맞고. 그래서 만나기 어려워서 이상형인 것 같아요. 이제 30대 초반이다 보니 신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 같아요.”

비주얼적인 면에서도 완벽했다. 당초 원작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이 높지 않단 이유로 걱정어린 시선을 받았던 박서준은 그 우려를 깨끗하게 지워내며 자신만의 이영준을 만들어냈다.

“옷차림과 헤어는 원작이 강하게 있으니까 벗어나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런 가운데, 최대한 접점을 찾으려고 했죠. 의상은 덥기는 했지만 싱크로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었어요.”

배우들의 열연과 함께 명장면과 명대사가 쏟아진 만큼 온라인 화제성이 뜨거웠다. 첫 방송 이후 6주 연속 드라마 화제성 지수 1위(굿데이터 코퍼레이션 기준)를 유지했고, ‘모스키토’, ‘경솔하다’, ‘불도저’ 등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대사 속 단어들이 방송 직후 포탈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로 오르며 대중들의 관심을 확인했다. 뿐만 아니라 ‘김비서가 왜 그럴까’ 채널 구독자수 13만 명 돌파, 누적 재생수가 7600만뷰를 훌쩍 넘으며 온라인을 강타했다. 시청자들의 막강 화력을 기반으로 한 뜨거운 화제성은 곧 시청률로 이어졌고, 지상파 포함 전 채널에서 1위 행진을 이어가며 종영까지 적수 없는 수목극 최강자임을 확고히 했다.

“대중들은 결과로 판단할 수 밖에 없죠. 만약 시청률을 생각했다면 사건이 많은 드라마를 했을 거예요. 이번 작품은 인물의 감정선을 매워가면서 16부까지 잘 마무리 했다고 생각헤요.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해요.”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 갖고 있는 매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빛을 발하게 하는 마에스트로 박준화 감독의 연출이 있기에 ‘김비서가 왜 그럴까’가 끝까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박준화 감독은 첫 화부터 시각적 효과와 청각적 효과를 적극 활용해 신선하고 위트 있는 연출을 시도했고, 이에 이영준과 김미소의 사랑스러움이 극대화 돼 시청자에게 전해졌다.

“연기를 할 때 제 나름대로는 분석을 하는 사소한 포인트들이 있다. 박준화 감독님은 그걸 놓치지 않고 잡아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늘 초반 장면은 다시 찍고 싶어요. 후반부에 탄력을 받았을 때 보다 미흡할 수 밖에 없죠. 항사 아쉬움이 남아요.”

박서준은 이 작품으로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굳혔다. 드라마면 드라마, 영화면 영화. 출연작마다 연달아 성공을 거뒀던 그는 ‘김비서가 왜 그럴까’를 통해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이러한 박서준의 연기에 대한 대중들의 기대와 믿음은 그가 차기작으로 선택할 드라마와 캐릭터에 대한 뜨거운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나이에 맞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내가 공감을 못 하면 확신이 안가요. 지금은 5년 안쪽까지는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아 선택을 하고 있어요. 나중에 연기내공이 생긴다면 40대에 노인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한테는 친근함이 있는 것 같아요. 그냥 연기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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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onlinenews@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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