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여러분, 투자자 여러분 2018년 하반기를 아주 혹독하게 열었습니다.
코스피는 2300을 코스닥은 800을 아주 큰 폭으로 밀어버렸습니다. 심리적인 지지선의 붕괴를 보면서 어제 다들 힘드셨을 겁니다. 공포가 압도하는 시장입니다. 그 공포의 촉발자는 역시 트럼프입니다.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된지 1년 반이 지났습니다. 그러고 보니 지난 1년 반 동안 국제 금융시장은 특히 주식 시장은 트럼프에 의한 상승과 트럼프에 의한 하락만 있었던 것 같습니다. 트럼프 이외의 누구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임기 말의 자넷 옐런도 임기 초의 제롬 파월도 그 존재감이 트럼프 이전의 연준 의장의 그것과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유럽 중앙은행의 마리오 드라기도 독일의 메르켈도 중국의 시진핑도 일본의 아베도 그저 조연이나 엑스트라에 불과한 듯 합니다. 트럼프만이 유일한 주연입니다. 아니 정확히 말씀 드리면 트럼프는 그만이 스포트 라이트를 받고 싶어합니다. 지금까지는 성공입니다. 시장이 올라도 트럼프 덕이라고 하고 시장이 빠져도 트럼프 탓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트럼프의 생각을 읽어야 시장의 앞날을 볼 수 있을 겁니다. 트럼프는 결단코 미국 주식 시장을 빠트리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다만 자신의 말에 따라 움직이고 싶어할 뿐입니다. 누차 말씀 드렸지만 트럼프는 버블을 만들어야 하는 숙명을 타고 난 대통령입니다. 그것도 미국 만 좋은 경제, 미국 주식만 올라가는 시장을 바랍니다. 그래야 중간 선거에서 이기고 2년 뒤에 재선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보여준 그의 정책과 말을 그 시각으로 보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그는 지금 어쩌면 짜릿한 흥분을 느끼고 있을 겁니다. 자기 말 한 마디에 시장이 움직이고 모든 사람이 자기의 입만 쳐다보고 있는 상황을 보면서 그 스릴을 만끽하고 있을 겁니다. 지금까지 그의 말의 향연에는 일정한 패턴이 있습니다. 일단 전혀 예상치 못한 시점에 상대방 입장에서는 어처구니가 없는 도발적인 언급을 하면서 주의를 끕니다. 상대방의 반응을 보아가며 발언의 수위를 끌어올립니다. 모든 이들이 이제 트럼프가 정말 일을 내나 보다 하고 긴장합니다. 여론은 트럼프를 욕하기 보다 상대로 하여금 트럼프를 좀 진정시키라고 압력을 넣게 됩니다. 다같이 죽을 거냐는 것이죠? 처음에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죠. 결국 상대로부터 양보를 받아낸 다음 시혜를 베풀듯이 우리는 좋은 친구라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상대를 칭찬하고 엄지척을 합니다. 그러면서 그의 영향력을 더 키우고 존재감을 확보하게 되니까 또 다른 상대에게 도발을 해도 되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는 것이죠. 지금 트럼프는 시진핑의 중국에게 말씀 드린 절차를 밟아서 도발을 하고 있습니다. 한번 보십시오. 지금 전 세게 금융시장에는 트럼프를 욕하는 사람보다 시진핑이 양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많아졌습니다. 어느 틈엔가 1년에 4천억 달러씩 벌어가면 좀 풀고 짝퉁 단속도 하고 해서 지적재산권도 지켜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합니다. 트럼프가 승기를 잡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최근에 트럼프가 좀 오버를 하고 있습니다. 전선을 중국으로 집중하지 않고 전통의 동맹인 서유럽과 캐나다까지 확대하고 있는 거죠. 그리고 어제는 급기야 WTO탈퇴를 시사하는 발언도 했습니다. 이건 분명 너무 나간 겁니다. 이렇게 되면 누구도 중국에게 니가 양보하라고 하지 않을 겁니다. 차라리 같이 대들어보자고 할 수 있는 것이죠. 여기에 국내적으로도 이 친구 그냥 두면 미국 다 망가뜨리겠다는 우려의 여론이 생길 겁니다. 미국은 대통령이 다스리는 것 같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시스템이 통치하는 나라입니다. 지금은 트럼프가 잘 되야 중간 선거에 도움이 되는 공화당 의원들이 숨을 죽이고 있지만 그들은 정략적으로만 움직이지 않습니다. 명분이 필요하고 트럼프를 밟고 리더십을 차지해야겠다는 잠룡들이 나올 겁니다. 그 시점이 아마 11월 중간 선거 전후가 아닐까 합니다.
트럼프는 이제 중국으로부터의 양보를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사태를 더 악화시키기 보다는 이제는 자신의 승전을 미국민들에게 알리고 또 다시 시진핑은 자신의 좋은 친구라고 엄지척을 하고 싶어할 것입니다. 유럽국가들이나 WTO에 대한 공격은 중국에 대한 것과 다릅니다. 상대가 집단이거나 어쩌면 권한이 없는 껍데기라는 거죠. 대응이 신속하게 나올 수가 없습니다. 트럼프는 지칠 겁니다. 실책입니다. 스스로 거둬들이거나 지루한 전쟁이 될 겁니다. 어떤 강대국도 두 개의 전쟁을 동시에 하지는 않습니다. 한다면 패전입니다. 베스트 시나리오는 트럼프가 유럽에 대한 도발을 일단 접고 중국이 어는 정도 양보를 하면서 이걸 전과로 해서 중간 선거를 치르는 겁니다. 그리고 또 하나 내일 모레 평양에 가는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김 정은으로부터 나쁘지 않은 선물 보따리를 갖고 돌아오면서 트럼프와 그의 강경파 참모들도 여름 휴가를 떠나는 겁니다. 일단은 트럼프가 좀 오버런을 했습니다. 지금까지의 패턴으로 보면 최소한 좀 쉬어가는 국면입니다. 아이고 그나저나 언제까지 트럼프의 심리 분석을 하고 있어야 할까요?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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