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여러분, 투자자 여러분 어제는 좀 우울한 날이었습니다.
주식 시장이 크게 빠진데다가 전 국민이 한 마음으로 응원을 했던 우리 축구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스웨덴에게 졌습니다. 그러고 보니 주식시장도 우리 축구도 맥이 풀린 것 같습니다. 온통 악재만 보이고 희망은 보이지 않습니다.
주식시장 악재를 한번 열거해 볼까요?
반복되는 얘깁니다만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 전쟁의 위험이 봉합되지 않고 재앙으로 갈 거라는 염려가 일단 어제의 폭락장의 가장 큰 이유였죠?
안 그래도 신흥국의 위기 상황이 점차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에 있습니다. 아르헨티나터키로 시작한 것이 인도네시아나 브라질도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당연히 글로벌 달러강세가 시현되고 있는 것도 우리 시장에서의 외국인들의 이탈을 걱정하게 합니다.
우리 환율이 달러 당 1100원을 넘기면서 우리 주식시장이 2400을 깨고 내려온 게 이런 상황을 극명하게 반영하고 있습니다. 위기로 가지는 않지만 주식 시장 상승의 마무리와 추세의 전환을 걱정할 만한 상황입니다.
여기에 우리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1분기에 비해서 좋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는 반도체 착시론과 결부되면서 살만한 주식을 찾기 어렵다고들 합니다.
또 하나 우리 시장은 주도주의 공백이 뚜렷합니다.
바이오의 바통을 이어 받았던 남북경협주 테마가 정작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을 끝으로 소멸된 이후로 바로 약세장으로 이전되면서 시장은 일단 챙겨놓고 보자는 세력과 먹은 것도 없이 덩달아 파는 세력만 보입니다. 제약, 바이오 주를 팔아서 남북 경협주를 사던 4,5월 장세처럼 사 들어 갈 주식을 발견하기 힘들다는 얘깁니다.
여기에 연일 보도되는 최저 임금, 노동시간 단축 이슈와 일자리 부진과 자영업 위기론과 우리 경제의 회복은 기대할 수 없다는 비관적 전망이 어우러지면서 실물에서도 금융십장에서도 신규투자에 제동을 걸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더운 여름입니다. 좀 쉬고 싶은 생각도 듭니다.
꼭 어제 밤 우리 축구 대표팀의 플레이에서 잘 한 것은 찾아보기 힘든 것과 마찬가지로 좋은 것을 찾기 어려운 우리 경제와 우리 주식시장의 분위기도 악재만 보이고 호재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우리 국가 대표팀 정말 잘한 게 하나도 없습니까?
이 스웨덴 예선에서 전통의 강호 이탈리아를 꺾고 올라온 팀입니다. 피파 순위도 우리보다 40등 가까이 높은 강 팀입니다. 석연찮은 페널트 킥 실점 하나를 제외하면 스웨덴도 사실 졸전에 가까운 경기를 했습니다. 한 골차로 앞서가자 스웨덴도 침대 축구를 했습니다. 축구는 상대방이 있는 겁니다. 강호 스웨덴이 이겼지만 잘 한 게임이 아이였다면 우리는 졌지만 의미있는 경기를 한 겁니다. 그 중에서도 신예 수문장 조현우의 발견은 의외의 성과였습니다.
지금 주식시장도 냉정히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미 중 무역분쟁이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닙니다. 벌써 2년 전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됐을 때부터 예고됐던 것이고 또 올해 들어서만 이 이슈는 계속 시장을 괴롭혀 오던 것입니다. 지금은 극한을 향해 치닫고 있는 듯하지만 내일 또 트럼프에 의해서 극적인 봉합이 가능한 이슈이기도 합니다. 적어도 중국도 미국도 전쟁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 다는 거 다 알지 않습니까?
달러화 강세도 실은 유럽중앙은행과 일본의 상대적인 완화적 통화정책 스텐스에 기인한 것입니다. 일부 신흥국의 위기 징후는 물론이고 우리 원화의 약세와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굳이 찾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리고 적당한 원화 약세는 일방적인 악재도 아니지 않습니까?
더불어서 달러 강세의 근본 원인인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 이것 역시도 미국 경제가 왕성하다는 증거이며 어차피 3번이냐 4번이냐의 문제는 전혀 새로운 것도 아닙니다.
또 남북 경협이나 북한의 개방 관련 이슈 이거 정말 끝났습니까? 미친 듯 올라야 할 이슈는 아니지만 지금도 의미 있는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트럼프와 김정은이 한 번 만나면 모든 게 다 해결될 문제였다면 반대로 주식 시장에 큰 재료도 못 됐을 사안 아닙니까? 남북 경협을 너머서 북한의 개방, 이거 아직 싱싱한 재료입니다.
최저임금,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경제적 아니 사회적인 이슈는 사실 곧바로 우리 경제 특히 주식 시장에 영향을 미칠 사안이 아니라 우리가 지속적으로 논의해야 할 담론입니다. 지방선거와 보궐 선거 압승으로 정부가 이 두 문제를 비롯한 강경책에 더 드라이브를 걸 거라고 하는 데 저는 그리 보지 않습니다. 반대 쪽에서 오로지 하나 걸게 이 두 이슈를 비롯한 경제적인 문제 밖에 남지 않은 상태이기에 정부나 청와대 그리고 여당 내에서도 오히려 활발한 논의가 있을 거라고 기대합니다.
사실 달라진 건 없습니다. 그냥 그 자리입니다. 우리 축구도 멕시코와 독일과의 경기를 포기할 이유가 없듯이 우리 경제, 우리 주식 시장도 그저 악재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아니 적어도 더 도드라져 나온 악재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경제도 축구도 어디를 더 보는가에 따라 많이 달라집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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