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은행 창구에서 신규 거래 고객을 모집해 오면 정기예금 이자를 더 주겠다는 말을 들으신다면 어떠시겠습니까?
많은 은행들이 최고금리가 2% 이상이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말도 안 되는 조건들을 걸어놓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습니다.
정원우 기자입니다.
<기자>
국내 주요 은행들이 판매하고 있는 정기예금 상품을 살펴봤습니다.
신한은행의 이벤트성 상품을 제외하면 기본금리는 모두 1%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우대조건을 더해 최고 2% 금리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추가 금리 혜택을 받기 위한 조건이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닙니다.
급여이체 신청과 모바일앱 가입 등은 기본이고 신용카드나 청약통장 발급을 유도하는 은행도 있습니다.
심지어 농협은행의 경우는 신규 거래 고객을 모집해 오면 정기예금 이자를 최대 0.3%p 더 주겠다는 이상한 조건까지 내걸고 있습니다.
한 상품을 미끼로 다른 상품도 같이 파는 이른바 ‘끼워팔기’가 도를 넘은 겁니다.
일부에선 기본금리는 그대로 두고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할 때 적용되는 최고금리만 높이는 건 일종의 눈속임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우리은행 등 일부 은행들은 시장금리 하락을 틈타 정기예금 기본금리를 오히려 낮추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
"조건이 붙은 금리인 최고금리를 마치 실제 예금금리인양 현혹시키는 금리장사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거든요. 계속적으로 저급한 마케팅을 하는데 시장과 소비자를 위해서 개선하고 개혁적인 마인드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대출금리가 4%를 향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예금금리를 묶어두면서 은행들의 예대금리차는 40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순이자마진이 개선되면서 1분기 국내 은행의 이자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9% 늘며 10조 원(9.7조)에 육박했습니다.
은행들 스스로 낡은 영업관행을 뜯어 고치지 않는 한 이자장사로 손쉽게 돈을 번다는 비판은 계속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경제TV 정원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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