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시 공무원들이 심야에 택시를 불렀다가 `부당요금`이라며 기사를 상대로 갑질을 하는가 하면 민원인들이 보는 앞에서 근무시간에 서로 주먹질과 욕설을 하는 등 공직기강이 `막장` 수준을 보이고 있다.
23일 파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께 시청 내 한 사무실에서 무기계약직 공무원 A(45)씨와 B(57)씨가 업무 관련 대화 도중 시비가 붙어 서로 주먹을 휘둘렀다.
당시 사무실에는 다른 직원들과 민원인이 있었지만,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몸싸움을 벌이다 직원들의 만류로 겨우 싸움을 멈췄다.
분을 삭이지 못한 두 사람은 이후 서로 욕설을 주고받다 찰과상을 입었다며 병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다툼이 알려지자 감사부서는 경위파악에 나섰다.
감사담당관실 관계자는 "근무시간에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벌어졌다"면서 "두 사람을 상대로 다툼의 원인 등을 파악한 뒤 징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달 2일에는 파주시에서 영업하는 택시기사 C씨가 파주시청 소속 공무원이 요금 문제로 갑질을 했다며 시청에 신고했다.
C씨는 2일 오전 0시 50분께 파주시 금릉동 서원마을 7단지에서 호출을 받고 파주시청에 갔다.
당시 택시를 호출한 손님은 카드를 C씨에게 건넸고, C씨는 "택시를 이용하면 호출비 1천원과 기본요금(새벽시간 할증적용) 3천600원을 포함해 4천600원이 나올 것"이라고 요금을 안내했다.
그러자 손님들은 "파주시청 교통과에 있는 사람인데 부당요금을 받으면 안 된다"며 거들먹거렸다는 것이다.
이후 교통과 직원이라는 사람이 카드단말기에 찍힌 요금 4천600원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한 뒤 "이 택시 안 탈 테니 결제금액을 취소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C씨는 전했다.
C씨는 "손님들에게 정상적인 요금을 얘기했지만 `공무원이다. 부당요금`이다"라고 억지를 부리며 자리를 피했다고 말했다.
C씨가 이튿날 날이 밝은 뒤 택시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인 파주시청 대중교통과를 찾았지만, 당시의 손님들은 찾을 수 없었다.
문제의 직원들은 2년 전 시청 내 다른 부서로 옮긴 것으로 밝혀졌다.
C씨의 민원이 접수되자 시 감사부서는 이들을 찾아 징계위원회를 열어 `문책` 처분했다.
시청 관계자는 "시민들께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등 직원들의 기강해이를 다잡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