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김동환 경제 칼럼니스트
- 출연 :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Q.> 지난 12일 한은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며 최저금리에서 벗어난 이래 세 번째 금리 동결을 결정 했습니다. 한미 금리 역전 후 폭풍 우려에도 금리 동결 이유와 경제 전반적 문제점을 짚어주실까요?
최배근 :
■ 물가·고용·무역전쟁 등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 증대
⑴ 올해 1분기(1~3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상반기 예측치 1.5%보다 낮은 1.3% 수준
⑵ 고용의 경우 지난달 실업률 4.5%는 2001년 3월(5.1%) 이후 최고치이고, 취업자 증가폭도 최근 2개월 연속 10만명대(10만3500명, 11만2000명)를 기록
⑶ 대외적 요인으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위기감에 따른 수출 불확실성 증가와 원화 강세 압력
- 즉 내수와 수출 모두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분위기
■ 문제는 통화완화 지속에도 불구하고 시장금리 상승세가 지속되기에 금리 동결 효과가 예상만큼 크지 않다는 점과 현재 연준이 6월 금리 인상 확실시되는 분위기에서 역전된 한미간 금리 차이가 확대될 경우 5월부터 한은 금리도 금리 인상 강요받을 것
- 예를 들어, 지난해 12월 15일 잔액기준 코픽스 1.66%와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 1.77%에서 이번달 각각 1.78%와 1.82%로 각각 0.12%와 0.05% 상승
Q.>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역대 3월 기준 처음으로 500억달러선을 돌파했습니다. 17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에도 실업률은 17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는데요,
수출과 기업의 호황이 내수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로는 연결되지 않고 있는 이유와 해결책은 무엇인가요?
최배근 :
■ 수출 지난해 15.8%에 이어 1분기도 10.3% 증가
- 그러나 반도체 호황과 국제유가 상승, 그리고 약달러 등에서 비롯
- 즉 2017년 수출증가 규모의 68%를 반도체-석유화학-석유제품 세 품목이 차지하고 있는데 이 세 품목은 대표적인 장치산업으로 고용유발효과가 낮다
■ 기업 이익도 크게 개선되었으나 반도체 중심의 착시현상
- 예를 들어,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사 533개사(연결 재무제표 제출 625개사 중 금융업 등 92개사 제외)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도보다 9.96% 증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28.17%와 40.12%나 증가
- 861개 코스닥 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도 각각 9.74%, 11.86%, 3.44% 증가
- 정보기술(IT)·반도체 등 일부 업종에 이익 성장세의 쏠림현상,
예를 들어 삼성전자 영업이익(53조6천억원, 전체 상장사의 34.01%) + SK하이닉스(13조7천억원, 8.70%) 영업이익은 전체의 42.71% 차지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뺀 영업이익은 90조3천758억원으로, 전년 90조5천556억원보다 오히려 0.2% 가량 감소
■ 1990년 이후 20년간 수출은 연평균 7.8% 성장한 반면 제조업 고용은 오히려 연평균 0.2% 감소하였다. 수출 확대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 즉 수출 → 일자리 → 소득ㆍ소비ㆍ투자의 선순환 구조가 수출-일자리 관계의 약화로 더 이상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는 것
- 탈공업화 속에서 비교우위에 있는 제조업(예: 반도체)일수록 노동절약적 구조로 재편이 가속화되면서 수출-고용 간 선순환 고리가 약화, 즉 주력 산업의 변화가 없는 산업생태계 정체 상황과 핵심 주력 산업의 노동절약적 구조 재편 가속화
- 따라서 기업의 신사업 확장과 산업생태계 재구성이 시급
Q.> 최저임금제에 대한 시각차의 이유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어떻게 보시나요?
최배근 :
■ 취약한 사회보장, 즉 낮은 사회임금(예: 정부보조금) 속에 시장임금에 과도하게 의존하다 보니 높은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압력이 존재
- 예를 들어, 지난달 OECD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전체 노동자 중 중위임금의 3분의 2 미만을 버는 저임금 노동자 비율은 23.7%로 전체 비교 대상 26개 회원국 중 미국(25.02%), 아일랜드(24.00%)에 이어 3위 수준
■ 그러나 높은 최저임금 인상을 어렵게 하는 자영업 과잉구조도 외면하기 어려운 현실
■ 따라서 자영업 과잉의 기본원인인 좋은 일자리의 공급 부족에 대한 노력이 병행되지 않을 경우 빠른 최저임금 인상은 지속되는 것이 불가능
- 마찬가지로 중소기업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중소기업 납품단가 현실화도 대기업의 성장 정체가 해결되지 않는 한 근본적으로 개선되기는 어렵다. 최근 증가하는 한국의 해외직접투자 유출 가속화로 연결될 경우 의도하지 않은 중소기업 일감 부족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
Q.> 한국GM의 철수 가능성과 현 상황 진단 부탁드립니다.
최배근 :
■ 완성차 시장구조와 GM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에 획기적 개선이 수반되지 않는 한 한국GM의 철수는 단계적 추진이 불가피할 것
- 현재 한국GM은 유지하는 사업장의 수익구조 개선 및 기업가치 개선을 통해 철수 시 최대한 자금 회수를 목표로 추진하는 것
- 사실, 한국GM의 철수는 예상된 것인데 우리가 대응을 하지 못하면서 자동차산업의 생태계 약화를 초래, 즉 바다에서 지진이 났고 곧 쓰나미가 밀려올 것을 알면서도 아무 대비를 하지 않다가 쓰나미가 덮치니 우왕좌왕하는 격
■ 문제는 한국GM 협력사의 타격은 그 자체로 그치지 않고 한국 자동차부품 공급업체의 경쟁력을 약화시킴으로써 한국 자동차산업 전체 경쟁력을 훼손시킬 것
■ 게다가 조선업-해운업에 이어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으로 지방공동화 가속화될 것, 즉 우리의 핵심 제조업은 지방경제의 거점(예: 울산, 창원, 군산 등) 역할을 수행하는데, 거점도시 경제 기반의 붕괴는 주변 지방도시 및 농촌지역의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
Q.> 한·중 경제공동위원회가 이번 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됩니다. 중국의 사드 관련 보복 조치로 직격탄을 맞은 현지 한국 기업들에 대한 문제도 논의되는데요, 사드 완화 전망과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어떻게 보시나요?
최배근 :
■ 한·중관계 정상화에도 불구하고 사드보복 이전 수준으로 회복은 어려울 것
- 지난달 30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문재인 대통령을 면담한 후 중국의 단체관광 정상화, 롯데마트의 원활한 매각절차 진행, 선양 롯데월드 프로젝트 재개,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문제 등에 대해 "관련 사항은 이른 시일 내 가시적 성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기에 지난 2년간 어려움이 상당히 해소되겠지만, 사드보복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
- 중국 관광객은 쇼핑에서 휴가 중심으로 관광 패러다임 변화가 진행 중이고, 지난 2년간 중국 전기차 경쟁력은 비약적으로 발전을 했기 때문
- 중국의 롯데 보복은 중단되기 쉽지 않고, 이를 인지한 롯데도 탈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집중으로 방향 선회 중
- 즉 롯데케미칼도 타격을 입고 있고, 심양의 1조원대 롯데월드도 2년째 공사 완료 못하고 미개장 상태
■ 게다가 한·중 경제공동위원회 재개로 한중FTA에서 유예되었던 서비스협정 개선(최혜국 대우 조항 누락과 포지티브 방식의 기업활동 범위 규정 문제 개선)이 시급히 다루어지겠지만, 지난 2년간 중국의 서비스 시장이 크게 발전하였기에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서비스시장 공략도 쉽지 않을 것
Q.> 정부가 오는 7월 출범하는 한국해양진흥공사를 통해 3년간 총 200척의 신규 선박이 발주될 수 있도록 직접 투자와 보증 등의 방식으로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한국 해운·조선업 다시 살아 날수 있을까요?
최배근 :
■ 급한 불은 끄겠지만, 조선업과 해운업의 경쟁력 강화 없이는 시간벌기에 불과할 것
- 즉 조선업과 해운업 모두 기업별 구조조정을 추진한 결과 산업 차원에서 수익성과 성장성 있는 사업 중심으로 사업 구조조정이 진행되기보다 비용줄이기 방식으로 진행된 결과 경쟁력과 체질 강화는 의문시
- 정부는 2~3년 지나면 조선업 경기가 과거처럼 회복될 것을 기대하나, 글로벌 교역의 둔화가 구조적이라는 점에서 조선업 경기가 과거 수준을 회복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어려운 상황
Q.> 이번엔 기업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최근 기업들에게서 눈 여겨 봐야 할 점은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투자입니다. 코스닥 시장에서 역시 바이오 열풍은 사그러들고 있지 않는데요. 재계 1위인 삼성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재계 3위인 SK는 SK케미칼·SK바이오팜·SK바이오텍, 4위 LG는 LG화학 생명과학사업부를 앞세워 바이오산업을 키우고 있습니다. 기업의 바이오 산업 주력 이유와 향후 주력 사업의 모델 변화는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최배근 :
■ 현재 우리 대기업은 미래를 결정할 신수종 사업 개척이라는 중요한 과제에 직면해 있고, 바이오 열풍은 고령화 심화 속에 자연스러운 현상
■ 문제는 글로벌 바이오산업을 보면 소수 정예가 큰 부가가치를 만들고 있듯이, 자본의 집중과 제품 개발 기간이 IT분야에 비해 길기에 인내자본이 필요
- 정부와 기업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바이오 및 헬스산업 분야에서 인수·합병의 열풍이 보여주듯이 기업 간에도 사업 제휴 차원을 넘어 인수·합병을 통한 경쟁력 강화도 필요할 것
- 예를 들어, 2015년 캐나다 최대 제약업체 밸리언트의 미국 샐릭스제약 인수, 영국 샤이어(아일랜드계)의 미국 NPS 인수, 미국 화이자의 호스피라 인수, 그리고 이러한 열풍은 올해에도 이어져 일본 다케다제약의 샤이어 인수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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