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조작에 연루된 ‘드루킹’이 텔레그램 메신저를 이용해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접촉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런 가운데 텔레그램은 우병우, 안희정 등 정치권 주요 인사들도 사용한 프로그램으로 알려지면서 ‘사이버 망명’에 대해 이목이 쏠린다.
앞서 텔레그램은 박근혜 정부 당시 검찰이 ‘사이머 명예훼손 전담수사팀’을 발족하면서 무료 앱 다운로드 1위에 오르내렸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사이버상의 국론을 분열시키고 아니면 말고식의 폭로성 발언이 사회의 분열을 가져온다. 이런 상태를 더 이상 방치한다면 국민들의 불안이 쌓이게 돼서 걷잡을 수 없게 된다”며 “앞으로 법무부와 검찰이 이런 행위에 대해 철저히 밝혀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검찰은 곧바로 사이버상 허위사실 유포사범 엄정대응을 위한 유관기관 대책회의를 열였다.
이 회의에는 안전행정부, 미래창조과학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한국인터넷진흥원, 카카오톡, 네이버, 다음, 네이트의 간부가 참석했다.
이처럼 국내 주요 모바일 메신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기업의 간부가 유관회의에 참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언제든지 감시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일파만파 퍼졌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텔레그램 망명’을 선언하며 국내 모바일 메신저에서 탈퇴하기도 했다.
텔레그램은 패킷감청 등으로 메시지를 중간에서 가로채거나 서버를 압수수색 하더라도 대화 내용을 엿볼 수 없도록 하는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특히 서버가 해외에 있기 때문에 한국 수사당국의 압수수색 등이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여타 국내 메신저보다 보안성 면에서 강점으로 작용한다.
텔레그램뿐만 아니라 애플의 ‘아이폰’도 해킹과 불법 사찰이 가능성이 희박하다.
앞서 2015년 이탈리아의 스파이웨어 개발사 ‘해킹 팀(Hacking Team)’이 해킹돼 내부 자료 약 500GB 분량이 위키리크스 등을 통해 공개된 바 있다.
해킹 툴을 구입한 고객 명단에 ‘한국의 국정원’이 포함된 사실이 확인됐고, 2012년부터 국정원이 이 회사의 해킹 툴을 사용해 국내에서 불법 사찰을 해온 정황들이 드러났다.
문건에 따르면 국정원은 스마트폰 시리즈가 새로 발매될 때마다 해킹 방법을 문의하고, 블로그로 위장한 페이지나 한글 파일 등에 악성 코드를 심어 해킹을 시도했다.
하지만 국정원은 아이폰 해킹에 대해서 요구하지 않았다. 국정원과 해킹팀이 교환한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공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폰에서 사용하고 있는 운영체제 iOS는 애플만 소스 코드를 들여다볼 수 있는 폐쇄형 운영체제라 상대적으로 보안이 강력하다. 특히 아이폰의 iOS는 ‘샌드박스(SandBox)’ 구조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시스템 영역을 건드릴 수 없다.
그러나 당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아이폰이 PC의 아이튠즈(iTunes)와 동기화될 때 접근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능성 때문에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나는 아이폰만 쓰고, 일체 PC에 연결하지 않는다”는 비법을 공개한 바 있다.
/사진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