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이명박 구속, 국민은 주군 복수 위한 정치보복으로 볼 것"
영장발부 50여분만에 이명박 구속 구인…`골목성명` 없이 자택 떠나
이명박 구속 되자 측근들 일부 눈물 닦기도
이명박 구속 외치던 시민들, 영장 발부되자 얼싸안고 만세 불러
이명박 구속 당시 가족은 울고 시민은 만세를 불렀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지난 22일 오후 11시 6분께 발부되자 검찰은 50여분만에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신봉수 서울지방검찰청 첨단수사제1부장과 송경호 특수2부장 등 검찰은 이날 오후 11시55분께 서울 논현동 이 전 대통령 자택에 도착해 구인에 나섰다.
검찰이 도착하자 자택에 머물고 있던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김효재 전 정무수석 등 측근 20여명은 어두운 표정을 하고 줄줄이 자택 앞으로 나와 검찰 차량 뒤에 도열했다. 아들 이시형 등 가족은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이거나, 눈물을 닦기도 했다.
약 5분 뒤인 23일 0시께 검찰과 함께 어두운 색 코트에 정장 차림으로 자택 앞을 나선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구속을 각오한 듯, 담담한 표정으로 측근들 일부와 악수하는 등 작별 인사를 나누고 자택 쪽을 향해 손을 흔들고는 `골목 성명` 없이 검찰의 K9 승용차에 올라탔다.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탄 차량이 이후 동부지검으로 움직이자 측근들은 일제히 차량을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한 뒤, 서로 악수하고 이야기를 나누고는 차량이 나간 방향으로 해산했다.
앞서 ‘쥐를잡자특공대’와 국민재산되찾기운동본부 등은 이날 오후 자택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의 행위는 대통령 지위를 이용해 사익을 추구한 것으로 헌정질서를 무너뜨린 중대한 범죄행위"라며 법원의 구속영장 발부를 촉구했다.
원외정당인 민중민주당(옛 환수복지당) 당원도 자택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고, 다른 시민들도 펼침막 등을 이용해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을 촉구했다.
일부는 자택 앞에서 구속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고함을 치거나 "명박아" 등 이명박 전 대통령을 부르는 구호를 외쳤다. 부부젤라를 불기도 했다.
한 아마추어 권투선수는 이명박 전 대통령 가면을 쓴 사람을 권투장갑을 끼고 때리는 퍼포먼스를 보이며 구속을 촉구했다.
이들 시민과 단체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됐다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얼싸안고 만세를 불렀고, 이명박 전 대통령 구인을 위해 검찰 차량이 자택 앞에 도착했을 때도 환호했다.
이명박 구속에 대해 시민들이 만세를 부른 것과 달리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23일 "오로지 주군의 복수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적폐 청산의 미명아래 정치보복을 하는 것이라고 국민은 보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홍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국정 농단으로 탄핵하고 구속한 지금 또 한 분의 반대파 전직 대통령을 개인 비리 혐의로 또다시 구속하는 것이 나라를 위해 옳은 판단인가"라며 이같이 언급했다.
홍 대표는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의 의도는 분명하다"며 "적폐 청산을 내세운 정치보복 쇼와 남북위장 평화 쇼, 그리고 사회주의 체제로 가는 헌법개정 쇼라는 3대 쇼로 국민을 현혹해 지방선거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 첫 장이 집권 이후 10개월 동안 사냥개들을 동원해 집요하게 파헤쳐 온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이다. 그다음 헌법개정 쇼를 하고, 지방선거 직전에는 남북, 북미 정상회담 남북위장 평화 쇼로 대미를 장식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명박 구속에도 23일에는 조사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검찰은 23일에는 이 전 대통령을 조사하지 않기로 했다.
검찰은 77세로 고령인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이날 새벽 서울동부구치소에 수용되면서 신체검사, 방 배정 등 입소 절차 문제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을 것으로 보고 충분한 휴식 시간을 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만간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직접 찾아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박 구속 소식은 외신을 통해서도 빠르게 타전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22일 110억 원대 뇌물 수수·350억 원대 다스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되자 외신들은 일제히 긴급뉴스로 타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외신들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혐의 내용을 전하면서 법원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 이 전 대통령이 페이스북을 통해 밝힌 입장과 캡처한 페이스북 사진 등을 올렸다.
미국 AP통신은 "한국의 역대 대통령들이 `반(反) 부패`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퇴임을 앞두거나 퇴임 후 본인이나 가족 또는 측근 등이 부패 사건에 연루됐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1년여 만에 박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전직 대통령이 구속됐다고 보도하면서 110억 원의 뇌물 수수, 350억 원대의 다스 횡령 등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 소식을 소개하는 한편 이 전 대통령은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의 AFP통신과 독일 DPA통신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비리 혐의로 구속된 역대 4번째 한국 전직 대통령이 됐다고 보도했다.
이명박 구속 이미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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