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농협금융지주가 다음 주부터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작업에 돌입합니다.
김용환 회장이 사상 첫 3연임에 도전하는데 분위기는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채용비리 논란과 사외이사진 사퇴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고영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조직에서 필요로 한다면 조금 더 일할 기회를 갖고 싶다.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글로벌부문이 정착하고 디지털부문이 확장하는데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한국경제TV와의 인터뷰에서 사실상 3연임에 도전 의사를 밝혔습니다.
농협금융은 다음 달 28일 김용환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오는 19일 임원추천위원회를 열어 차기 회장 인선작업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농협금융 내에서 김 회장 연임에 큰 반대 분위기 없고 아직까지 내부에서 이렇다 할 경쟁상대가 나타나지 않아 판세는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임원추천위원이자 김 회장에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진 민상기 서울대 명예교수와 전홍렬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이 이달 말을 끝으로 사외이사직에서 물러나는 것은 변수입니다.
농협금융은 먼저 김 회장을 배제한 채 새로운 사외이사를 선임해 임원추천위원회를 재구성한 다음, 회장 후보 선정 작업을 하겠다는 계획으로 이른바 ‘셀프연임’ 논란을 차단했습니다.
<인터뷰> 농협금융지주 관계자
“성과가 없었던 것도 아니고 오셔서 잘 하셨으니까 (연임하면) 좋죠. (사외이사) 새로 오신 분들 오기 전에 미리하면 거수기 역할 밖에 안 되니까 새로 오시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롱 리스트, 숏 리스트 줄여서...”
지난 2015년 취임한 김 회장은 이른바 ‘빅배스’ 전략으로 과감하게 부실을 털어내 농협금융을 적자 수렁에서 건져 올렸으며,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또 금융업계와 정치권 인맥이 탄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소송중인 만큼 김용환 회장을 중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김 회장이 금융감독원 채용비리 스캔들에 휘말린 전력은 약점입니다.
단순히 지인 아들의 합격여부를 물어본 것으로 무혐의 결론이 났지만, 최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비슷한 사례로 사퇴했기 때문입니다.
외부 인사 중엔 정권창출 공신인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김 회장이 3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고영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