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등 의혹과 관련해 이명박 전 대통령(77)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역대 대통령 중 다섯 번째 검찰 출석이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66)이 검찰에 소환조사를 받은 지 1년 만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퇴임 1884일 만인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전직 대통령의 또 한 번의 검찰 소환조사에 여론 역시 들끓고 있는 상황이다. 박 전 대통령은 앞서 지난 2017년 3월 21일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바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 소환 당일 수많은 지지자들 속 검찰에 출석한 반면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 길에는 오히려 4대강 등과 맞물려 구속을 촉구하는 일부 시위대가 눈에 띄었다. 물론 검찰청 주변 "정치보복을 중단하라"는 일부 지지자들도 있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전두환, 노태우,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 헌정 사상 다섯 번 째 전직 대통령이 됐다. 100억 원대 뇌물 수수를 비롯해 횡령, 조세포탈 등 20개가 넘는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 된다.
국정농단 사태 등으로 탄핵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21시간 30분 가량 검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삼성 특혜 관련 뇌물죄 등 13개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이에 따라 더 많은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은 과연 몇 시간이나 조사를 받을지 여부 역시 주목되고 있다.
앞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2009년 4월 박연차 게이트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13시간의 검찰 조사를 받았으며 노태우 전 대통령은 수천억 원의 비자금 조성 의혹 등으로 17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2·12 군사쿠데타, 5·18 광주 민주화 항쟁 관련 내란 및 내란목적 살인 혐의 등으로 구속 수사를 받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피의자 조사는 1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조사를 받았던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10층 1001호 조사실에서 진행된다.
한편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조사와 관련해 구속 여부 역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 6일 만에 구속영장이 청구된 바 있는 가운데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여부 역시 이번 주말 아니면 늦어도 다음주 초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반드시 구속될 것"이라면서 "국정원 활동비 대납도 뇌물수수고, 삼성 소송 대납도 뇌물수수다. 이팔성 회장, 김백준 비서관으로부터 받은 돈들도 뇌물수수며, 다스를 통해 그동안 빼 쓴 돈이다. 구속을 하는 게 당연하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이런 1억이 넘는 것에 대해서는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다. 지금 뇌물수수의 액수가 100억이 넘기 때문에 이것은 구속하는 게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 사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