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조사 때 호칭은 `대통령님`…조서에는 `피의자`
이명박, 현재 1001호 특수부 조사실서 조사…변호인단 4명 입회·배석해 조력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 때 호칭은 어떻게 될까.
14일 서울중앙지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은 조사 과정에서는 `대통령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리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다만 검찰 신문조서에는 실제 사용되는 호칭과 상관없이 혐의를 받는 수사 대상을 뜻하는 `피의자`로 기재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명박 전 대통령 뿐 아니라 검찰은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소환 조사할 때에도 `대통령님`이나 `대통령께서` 등의 호칭을 적절하게 사용해 조사를 진행하고 신문조서에는 `피의자`로 기재했다. 조사 자체는 철저히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전직 대통령이라는 점을 고려해 적절한 예우를 하는 차원에서 이 같은 호칭을 사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범죄 혐의 사실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을 받아야 하는 검찰 입장에서 조사를 주도적으로 진행하면서도 상대의 협조를 얻어 자세한 답변을 끌어내기 위해 이명박 전 대통령을 ‘대통령님’이라고 부르는, 일종의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외의 다른 전직 대통령 조사 때에도 `대통령`이라는 호칭이 사용됐다.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 최초로 소환조사를 받을 때 문영호 당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중수2과장이 "호칭은 편의에 따라 그때그때 바꿔 부르겠다"며 양해를 구했고, 노 전 대통령이 "괜찮다. 편한 대로 부르라"고 답하자 필요할 때 대부분 `전(前) 대통령`이라고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조사에 앞서 서울중앙지검 청사 10층 특수1부장실에서 한동훈 3차장검사와 잠시 면담을 거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오전 9시 48분께부터 같은 층 1001호 특수부 조사실에서 본격적인 피의자 신문을 받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조사실 가장 안쪽에 놓인 책상에서 검사와 마주앉아 혐의에 관한 질문을 받고 대답한다.
검찰에서는 송경호 특수2부장과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장이 교대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앞에 앉아 질문하고, 그 옆에 이복현 특수2부 부부장이 배석해 신문조서 작성 실무를 맡는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옆이나 뒤쪽에는 변호인용 책상이 놓여 입회한 변호인들이 메모 등을 하며 조력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변호인 선임계를 제출한 강훈·피영현·박명환·김병철 변호사 4명이 모두 조사실에 입회한다. 이들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도착하기 전에 미리 중앙지검 청사에 입장했다.
이명박 변호인들은 각자 맡은 부분에 따라 번갈아 이명박 전 대통령 옆에도 앉아 혐의 소명과 진술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조사 상황과 피로도 등을 고려해 조사실 옆에 마련된 1002호 휴게실에서 때때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점심·저녁 식사도 이곳에서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동관 전 홍보수석은 기자들에게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 수사에 임하는 입장에 대해서 (측근들에게) 담담한 심경으로 말씀하셨고, 최근 여태까지 살아온 삶에 대해서 한번 성찰을 하게 됐다는 말씀도 하셨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 전 수석은 또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돈도 받지 않으려 노력했고 선거 과정에서도 가능하면 부정한 돈을 쓰지 않으려 했는데 어쨌거나 결과적으로 이렇게 된 것에 대해 성찰의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시종일관 담담한 표정으로 차를 마시며 측근들에게 "다들 고생한다. (본인 때문에) 여러분들이 피해를 받아서 마음이 안됐다"고 말했다고 사저를 찾은 인사들이 전했다.
이명박 이미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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