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베르 드 지방시, 헵번의 `리틀 블랙 드레스` 디자인해 일약 스타덤
헵번, 위베르 드 지방시 ‘40년간’ 디자이너와 여배우로서 인연 이어가
위베르 드 지방시가 패션에 혁명을 남기고 결국 별이 됐다.
패션브랜드 `지방시`를 창립한 프랑스의 디자이너 위베르 드 지방시가 별세한 것. 향년 91세.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방시의 오랜 동거인인 필리프 브네는 “위베르 드 지방시가 지난 9일 잠을 자던 중 영면에 들었다고 밝혔다”고 르피가로 등 프랑스 언론들이 12일(현지시간) 전했다.
위베르 드 지방시는 1950∼1960년대 여성스럽고 시크한 디자인의 드레스를 디자인하며 이름을 날렸다.
특히 명배우 오드리 헵번과의 오랜 인연은 위베르 드 지방시를 세계적인 디자이너의 반열에 올려줬다. 헵번도 위베르 드 지방시의 드레스로 패션 아이콘으로서 더 유명해졌다.
빌리 와일더 감독의 1953년작 `사브리나`에서 헵번은 위베르 드 지방시의 `리틀 블랙 드레스`(몸에 딱 맞는 검정색 드레스)를 입고 출연했고, 위베르 드 지방시는 이 영화의 상업적·비평적 성공에 힘입어 패션업계에서도 일약 스타로 등극했다.
이후 1961년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헵번이 또다시 입고 나온 위베르 드 지방시의 `리틀 블랙 드레스`로 지방시와 헵번은 또 한 번 상승세를 탔다.
검고 작은 이 드레스는 원래 샤넬을 창립한 코코 샤넬이 처음 디자인했지만, 위베르 드 지방시의 디자인으로 패션의 주요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헵번과 위베르 드 지방시는 이후 40년간 디자이너와 여배우로서의 인연을 이어갔다. 위베르 드 지방시는 헵번의 평상복과 영화 의상 등 거의 모든 옷을 디자인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헵번은 어느 인터뷰에서 "위베르 드 지방시의 옷은 내가 유일하게 나일 수 있는 그런 옷이다. 그는 디자이너 그 이상으로, 성격의 창조자다"라고 극찬한 바 있다.
헵번 외에도 재클린 케네디, 제인 폰다 등 여성 명사들이 위베르 드 지방시가 디자인한 제품들을 애용했다.
1927년 프랑스 보베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난 위베르 드 지방시는 파리의 순수미술학교(Ecole des Beaux-Arts)에서 수학했으며, 일찌감치 패션디자이너의 길을 가기 시작했다.
그가 설립한 위베르 드 지방시 패션 하우스는 "패션에 혁명을 일으킨 지방시는 반세기 넘게 파리의 엘레강스함을 대표하는 상징이었다"면서 그를 애도했다.
위베르 드 지방시 이미지 =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