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에서 평균 11m 높이에 설치한 궤도 빔을 따라 운행하는 `하늘열차` 대구 도시철도 3호선이 폭설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새벽부터 7.5㎝가량 눈이 내린 8일 낮 12시 55분께 수성구 지산역에서 범물역으로 가던 3호선 열차가 멈춰 섰다.
이 때문에 도시철도 3호선 양방향 운행이 2시간 넘게 끊겼다.
오전 11시 15분께도 수성구 범물역에서 용지역으로 가던 3호선 열차가 멈췄다. 이에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선로에 모래와 제설제를 뿌려 얼음을 제거하는 등 정비를 마칠 때까지 40여분 동안 두 방향 운행을 중단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오르막 선로에 눈이 쌓여 결빙이 생긴 까닭에 열차 고무바퀴가 헛돌아 정상 운행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도심 상공을 달리는 도시철도 3호선은 2015년 4월 정식 개통을 하기 전부터 시민단체 등은 폭설과 선로 결빙에 따른 오작동 문제를 지적했다.
경기도 의정부, 경남 김해 등에서 운영 중인 경전철에서도 눈으로 운행을 중단하거나 지연하는 사태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구시는 당시 차별화한 궤도 빔 구조(I자형), 차량 전·후면에 부착한 제설기 등을 근거로 "도시철도 3호선은 폭설에도 운행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3호선 열차가 궤도를 감싸고 달리기 때문에 궤도 빔 위에 눈이 쌓이더라도 열차가 일으키는 바람 영향을 받아 곧바로 밑으로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2014년 12월 시는 모노레일에 3㎝가량 눈이 쌓인 상황에서 한 시험운행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당시 1편성(3량)으로 구성한 전동차는 전·후면에 부착한 제설기로 선로 위에 쌓인 눈을 쓸어내며 북구 칠곡 경북대병원역∼중구 달성공원역 구간(12㎞)을 평균 시속 30∼40㎞로 주행했다.
하지만 이날 내린 기습 폭설에 도시철도 3호선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게다가 열차에 달린 제설기, 얼어붙은 눈을 녹이는 융설제 살포기 등은 전체 3호선 가운데 오르막 구간에 속하는 지산역∼범물역∼용지역에서 무용지물이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북구 동호동∼수성구 범물동(23.95㎞)을 오가는 3호선 열차운행이 잇따라 끊기자 시민은 분통을 터뜨렸다.
도시철도 3호선 하루 이용 승객은 평균 7만4천여명(2017년 기준)에 이른다.
김영준(39·수성구 지산동)씨는 "집 앞에 3호선 열차가 있어 자주 이용하나 오늘 계속 지연하거나 멈춰 불편함을 느꼈다"며 "하늘에 멈춰선 열차를 보고 불안한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정주현(32·여)씨는 "칠곡에서 범어동까지 매일 3호선을 이용해 출퇴근한다"며 "낮에 외근이 있었지만 열차를 이용할 수 없어 황당했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김중진 사무총장은 "3호선 개통 전 열차 고무바퀴 탓에 눈이 오면 미끄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대구시 등에 알렸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기술적 검토와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홍승활 사장은 "일부 구간 결빙으로 3호선 운행 중단 등 불편을 끼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염수 스프링 분사장치를 추가로 설치해 똑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