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다이라 나오, 소치 대회 5위 이후 네덜란드 홀로 유학
고다이라 나오, 이상화와 뜨거운 우정에 한국도 반했다
고다이라 나오가 끝내 웃었다. 고다이라 나오(일본)가 결국 세 번째 올림픽에서 자신의 첫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된 것.
고다이라 나오는 이 때문에 경기 직후 주요 포털 실검에 등극했으며 그녀의 인간적인 면모도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고다이라 나오는 지난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ｍ 경기에서 36초94의 올림픽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고다이라 나오는 500ｍ 올림픽 3연패를 노리던 이상화(스포츠토토)를 0.39초 차로 제쳤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기만성형 스케이터 고다이라 나오(일본)는 지난 두 시즌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ｍ의 독보적인 최강자였다. 고다이라 나오는 2016-2017시즌부터 국제무대에서 500ｍ 정상을 한 차례도 내주지 않았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시리즈에서 2016시즌 이후 15번 우승하고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를 제패한 것을 포함해 출전한 국내외 대회에서 무려 24연승을 달리는 중이었다.
이처럼 한 번도 흔들리지 않은 고다이라 나오였지만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는 이상화의 무서운 추격을 받았다. 점차 전성기 때 기량을 되찾아간 이상화가 안방에서 열린 올림픽에서 `막판 뒤집기`를 하며 고다이라 나오를 패배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실제로 고다이라 나오는 앞서 열린 1000ｍ에서 철옹성 같던 독주에 균열을 내비쳤다.
1000ｍ 세계기록 보유자인 고다이라 나오는 레이스 중 넘어진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이번 시즌 월드컵 1,000ｍ에서 모두 금메달을 땄으나 정작 올림픽 무대에서 요린 테르모르스(네덜란드)에 패해 은메달에 그쳤다.
그러나 절치부심한 고다이라 나오는 500ｍ에선 두 번의 패배를 맛보지 않았고, 결국 첫 올림픽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고다이라 나오는 이에 따라 일본 여자 빙속의 첫 금메달이자,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세 번째 여자 선수가 됐다. 일본의 동계올림픽 최고령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하다.
1986년생인 고다이라 나오는 뒤늦게 빛을 발한 선수다. 이상화가 500ｍ 금메달을 거머쥔 2010 밴쿠버올림픽에서 고다이라는 12위를 차지했다. 2014 소치올림픽에선 500ｍ 5위였다. 고다이라 나오는 당시 이미 이십 대 후반에 접어들었으나 은퇴 대신 유학을 결심했다. 그리고 고다이라 나오는 이상화를 잡기 위해 빙속 최강국 네덜란드로 홀로 떠나 마리아너 티머르 코치 밑에서 네덜란드의 선진 기법을 배웠다.
고다이라 나오는 이날 금메달을 딴 후 기자회견에서 "네덜란드 유학 경험으로 인해 내 삶이 바뀌었다"며 `네덜란드 도착 직후 아버지가 이메일로 `삶은 신이 주신 선물이니 후회없이 최선을 다해 살라`고 했다. 이것이 삶을 지탱해준 격언"이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달라진 자세와 주법으로 서른 무렵에 최전성기를 맞은 고다이라 나오는 빙속 단거리 최강자 지위를 좀 더 누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본 언론이은`피겨킹` 하뉴 유즈루(羽生結弦)에 이어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고다이라 나오가 금메달을 목에 걸자 이를 주요뉴스로 다루는 등 들썩거리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현지 신문은 맞대결을 펼친 이상화 선수와 고다이라 나오 선수의 시합 후 포옹 사진을 소개하며 두 선수의 우정을 조명하기도 했다.
19일 주요 신문은 1면에 전날 밤 고다이라 나오 선수가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ｍ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소식을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상화와 고다이라 나오의 포옹 사진을 실은 사회면 기사에서 "오랜 시간 라이벌인 이상화 선수와의 우정에 경기장에서는 큰 박수가 일었다"고 소개했다.
아사히신문도 두 선수의 우정을 소개한 기사에서 경기 후 각각 `좋은 친구`, `선수로서도 존경할 수 있는 친구`라고 말했다면서 이를 보면 "숙적 관계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마이니치신문도 고다이라 나오 등 이들의 우정을 전하며 두 선수가 서로를 인정하는 친구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인스타그램에 고다이라 나오 선수가 4년간 노력의 결실을 이뤘다며 "위풍당당한 금메달이었다"고 적었다.
고다이라 나오 이미지 =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