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대 은행들이 이자마진으로만 20조원을 거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1조7천억원 가량 늘어난 규모다. 대출금리는 올렸지만, 예금금리는 낮추면서 예대마진이 커진 덕분이다.
18일 각 은행의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KB국민, KEB하나,
신한, 우리 등 4대 은행의 순이자 이익은 19조9천237억원이었다.
2016년(18조2천261억원)과 비교해 1조6천976억원(9.3%) 늘어난 수치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이 5조3천943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은행(4조9천921억원), KEB하나은행(4조8천142억원),
우리은행(4조7천231억원) 순이었다.
이자이익이 늘어난 것은 우선 원화 대출금이 늘어난 덕분이다.
지난해 말 4대 은행의 원화 대출금 잔액은 840조6천180억원으로 전년 대비 40조1천400억원(5.0%) 증가했다.
개인 신용대출이 80조7천553억원으로 전년 대비 9.3% 늘었고 주택담보대출도 318조3천495억원으로 3.8% 늘어났다.
그러나 더 큰 요인은 예대마진이 크게 벌어진 점이다.
KB국민은행은 2016년에는 원화 대출 평균금리가 3.04%였지만 지난해는 3.08%로 0.04%포인트 올라갔다. 그러나 원화 예수금 평균금리는 1.25%에서 1.12%로 오히려 0.13%포인트 내려갔다.
그 덕에 예대금리차는 2016년 1.79%에서 지난해 1.96%로 0.17%포인트 상승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대출금리는 3.04%로 2016년과 같았지만, 예금금리는 1.36%에서 1.24%로 떨어지면서 예대금리차는 1.68%에서 1.80%로 0.12%포인트 올라갔다.
KEB하나은행의 대출금리는 2.91%에서 2.89%로 0.02%포인트 떨어졌지만, 예금금리는 1.49%에서 1.37%로 0.12%포인트 떨어지면서 예대금리차는 1.42%에서 1.52%로 0.1%포인트 올라갔다.
우리은행은 대출금리는 3.06%에서 3.02%로 0.04%포인트 내려갔지만, 예금금리는 1.36%에서 1.25%로 0.11%포인트 떨어져 예대금리차는 1.70%에서 1.78%로 0.08%포인트 올라갔다.
이처럼 예대금리차가 벌어진 것에 대해 은행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장금리가 빠르게 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대출금리의 경우 시장금리에 따라 움직이는데 지난해 하반기에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되면서 시장금리가 올라 대출금리가 올라갔다는 것이다.
반면 예금금리는 통상 시장금리보다는 기준금리에 의해 움직이는데 한국은행이 지난해 11월 말에 금리를 올리면서 예금금리 인상은 상대적으로 더뎠다.
또 은행들이 요구불예금처럼 사실상 이자를 주지 않는 저비용 예금을 많이 유치하면서 평균 예금금리를 떨어트릴 수 있었다.
이런 움직임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금리 인상 속도를 예상보다 빠르게 가져갈 것으로 보이면서 최근 미국 국채금리를 시작으로 전 세계 채권 금리가 오르는 추세다.
반면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상속도가 이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결국, 시장금리 상승으로 대출금리는 오르는데 주로 기준금리에 연동하는 예금금리는 이보다 천천히 오르다 보면 예대금리차가 커질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대출 조이기에 대출을 늘리기는 어렵지만, 금리 상황을 보면 예대금리차는 지난해보다 올해 더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