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 내털리 우드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가 37년 만에 풀릴 수 있을지 재수사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고 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수사 당국은 전날 우드의 전 남편인 배우 로버트 와그너(87)가 이번 사건의 용의 선상에 있다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셰리프국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재수사가 시작된 뒤 `사건 당일 밤 배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을 새롭게 알 수 있는 증언을 확보했다"면서 "와그너를 `요주의 인물`(person of interest)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한 증인은 사건이 있었던 날 밤 우드 부부가 머물던 배 안의 방에서 뭔가가 부서지고, 고함을 치는 소리가 들렸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증인도 배 뒷머리에서
남성과 여성이 다투는 소리가 들렸고, 우드와 와그너의 목소리 같았다고 이야기했다.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셰리프국의 존 코리나 부국장 역시 이날 밤 미 CBS 방송에 출연해 와그너가 용의 선상에 올라있음을 확인했다.
코리나 부국장은 "와그너는 우드가 사라지기 전 함께 있었던 마지막 사람"이라면서 "그는 다른 증언과 일치하는 세부 내용을 말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수사를 재개한 뒤 2013년 최소 10차례 이상 와그너를 조사하려 했지만 거부당했다고 덧붙였다.
우드는 지난 1981년 와그너와 `브레인 스톰`의 동료 배우 크리스토퍼 월켄과 함께 캘리포니아에서 요트를 타다 실족해 숨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조사에서는 우드가 술을 마시고 "구명정에 올라타려다 물에 빠졌고 얼굴을 부딪쳐 숨진" 사고사로 결론이 났지만, 살해설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결국 수사 당국은 2011년 재수사를 결정했으며 이듬해 우드의 사망 원인을 `사고사`에서 `원인불명`으로 변경했다.
영화 `이유없는 반항`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등에 출연하며 시대를 풍미한 우드는 1957년 와그너와 결혼한 뒤 6년 만에 이혼했다가 1972년 재결합했다.
와그너는 2008년 자서전에서 물을 무서워했던 우드가 왜 물 가까이 갔는지 알 수 없다면서 아내의 죽음이 자신의 탓이라고 자책했으나 살해설은 일축했다.
와그너는 여전히 우드의 죽음에 개입한 바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