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럴라인 보즈니아키(28·덴마크)가 43번째 도전 만에 메이저 정상에 올랐다.
27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여자단식 결승에서 시모나 할레프(1위·루마니아)를 2-1(7-6<7-2> 3-6 6-4)로 제압한 보즈니아키(세계 2위)는 2007년 프랑스오픈에서 처음 메이저 대회 본선에 출전한 이후 11년 만에 메이저 정상의 꿈을 이뤘다.
2010년 처음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 보즈니아키는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는 세계 1위`라는 비아냥 소리를 들어야 했다.
19살이던 2009년에 US오픈 결승까지 진출, 준우승을 차지한 보즈니아키는 `약관` 20세에 세계 1위에 처음 올랐지만 `메이저 왕관`이 없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었다.
2012년 1월까지 세계 랭킹 1위를 유지한 그는 이후 경기에 대한 소식보다는 `열애`에 관련한 이야기로 사람들 입길에 자주 오르내렸다.
세계 랭킹 1위였던 2011년부터 남자골프 세계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열애를 시작한 보즈니아키는 한동안 `세계 랭킹 1위 커플`로 유명세를 치렀다.
2014년 5월 매킬로이와 결별한 보즈니아키는 그해 US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잠시 반짝했으나 2016년에 세계 랭킹 74위까지 떨어지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 기간 보즈니아키는 발목 부상 등의 이유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고 2015년부터 2016년 윔블던까지 7개 메이저 대회 가운데 2015년 윔블던 16강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모두 2회전 이전에 탈락했다.
2016년 US오픈 4강으로 `부활의 샷`을 날렸으나 2017년에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회 결승에서 6연패를 당하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
하지만 꾸준히 결승에 진출하며 전성기였던 2010년대 초반의 기량을 회복한 보즈니아키는 드디어 이번 대회에서 `메이저 우승`의 숙원을 달성했다.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을 43번째 출전에 이뤄낸 것은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최다 대회 출전 메이저 첫 우승`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플라비아 페네타(이탈리아)가 2015년 US오픈에서 `48전 49기`를 이뤄낸 것이 기록이고, 마리옹 바르톨리(프랑스)가 2013년 윔블던에서 47번째 도전 만에 첫 우승을 달성한 것이 그다음이다.
또 야나 노보트나(체코)가 1998년 윔블던에서 45번째 도전에서 기어이 우승을 차지한 사례가 있다.
세계 랭킹 1위 자리도 6년 만에 탈환, 1968년 이후 가장 긴 공백기를 딛고 1위에 복귀한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11월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출신 데이비드 리(미국)와 약혼한 이후 처음 출전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까지 차지해 기쁨이 더 했다.
반면 할레프 역시 이 대회 전까지 `메이저 우승이 없는 1위`로 자리를 지켰으나 이날 패배로 1위에서도 내려가게 됐다.
할레프는 2014년과 2017년 프랑스오픈에서 준우승한 것이 이날 결과와 함께 자신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으로 남았다.
그는 이 대회까지 메이저 대회에 총 31회 출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