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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초강세 지속… 적정 원·달러 환율 산정해 보니 - [국제경제읽기 한상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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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1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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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초 이후 원·달러 환율은 빠른 속도로 하락(달러대비 원화 가치 절상)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세계 경기 회복세에 따른 수출 호조로 △경상수지 흑자와 국내 경기 개선 △금리인상(올해 마지막 금융통화회의에서 0.25% 포인트 인상) △금융시장으로의 외국인 자금유입 △지정학적 위험이 일부 완화됨으로서 작년 초 이후 현재까지 12% 절상됐다.

    특히 최근 원·달러 환율은 세계 주요 통화와 비교해서도 가장 빠른 속도로 절상되고 있어 국내 기업이 체감되는 환율 부담은 더 크다. 하지만 주요 통화대비 원화 가치를 가늠해볼 수 있는 실효환율의 경우 국제기관에서 공표하는 데이터로 제한돼 정확히 평가하기가 어려운 것 또한 국내 외환시장의 현실이다.


    작년 초 이후 원화 평가절상의 단초를 제공했던 것은 수출 호조 때문이다. 우리 수출은 2015년 -8.0%, 2016년 전체로는 -5.9%를 기록해 2년 연속 감소했으나, 2016년 11월 이후 세계 경기 회복과 국제원자재 가격회복 등에 힘입어 시작해 작년 10월까지 17.3% 비교적 큰 폭으로 증가했다.

    수출 경기 호조에 힘입어 성장률 역시 예측기관의 전망치를 웃돌고 있다. 작년 3분기 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 3.6%, 전기비로는 1.4%를 기록했다. 주요 투자은행에서는 작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연초 2.5%에서 3.1%로 상향 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작년 10월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을 기존 2.7%에서 3.0%로 상향 조정했다.

    경기개선 흐름을 반영하듯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순조롭게 유입됐다. 작년 초 이후 국내 주식시장으로는 11조 6천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순유입됐다. 채권시장으로는 증시보다 훨씬 많은 33조 2천원의 순유입이 발생해 원화 절상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한마디로 수출과 경기, 증시 간의 선순환 관계가 작년 11월까지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그 후 원화 절상 추세가 지속됨에 따라 수출 둔화세가 뚜렷하다. 같은 기간 중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교역국 경기 호조세가 지속되고 중국의 사드보복조치가 해빙될 조짐을 감안하면 우리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것은 단순히 지켜볼 만한 상황은 안다. 올해 들어 수출 증가세가 더 꺾일 것이라는 비관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현 시점에서 원화가 얼마나 고평가됐는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실효환율지수(Effective Exchange Rate)를 구해볼 필요가 있다. 실효환율지수는 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경제은행(BIS) 등에서 공표하고 있으나 △가용통화 △가중체계 △업데이트 주기 △실질실효환율 디플레이터를 활용한 산출 방식에 있어 차이가 있어 일률적이지 않다.

    가장 많이 활용되는 IMF의 실효환율지수는 최대 164개국을 대상으로, 제조품목과 더불어 원자재에 대한 화폐가치, 관광산업 비중이 높은 국가의 경우 관광서비스 비중을 평가 대상에 포함시켜 산출된다. OECD의 실효환율지수의 활용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나 30개 회원국과 아시아 7개국 등에 대해 실효환율을 산출하고 있어 우리에게는 유용하다.

    작년 10월까지 IMF 실효환율지수로 평가한 원화 가치는 장기평균 수준을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IMF의 실질원화지수는 작년 10월 149.0을 기록해 2010년 대비 49% 절상, 최근 5년 평균대비 10% 이상 절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고평가돼 왔다는 의미다.

    국제기관에서 발표하는 실효환율지수는 월간 환율 공표에 따른 일간 환율과의 시차, 무역거래 과정에서 사용되는 결제통화는 수출국 통화, 수입국 통화 또는 제3의 매개통화(Vehicle Currency)로 구분될 수 있는데, 현재 실효환율 체계에서는 단순 수출입 비중만을 고려하는 한계가 있다.

    원화 가치의 절상 여부를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 IMF, OECD의 실효환율지수가 갖고 있는 단점을 보완해 일간 및 월간 ‘결제통화비중 원화 실효환율지수’와 함께 ‘수출비중 원화 실효환율지수’를 새롭게 산출해 봤다. 두 지수 모두 다른 지수와 평가하기 위해 2010년 1월을 100으로 일치시켰다.

    결제통화비중 원화 실효환율지수의 경우 한국은행에서 발표하고 있는 월간 무역 결제통화비중을 가중치로 활용했다. 통계발표 주기 상 4개월 시차와 일간 환율 변동폭에 적용 시 발생할 수 있는 변동성을 낮추기 위해 3개월 이동평균을 산출해 4개월 선행 적용했다. 가중치는 지난 11월 기준 미국 달러 0.84, 유로 0.05, 일본 엔 0.03, 중국 위안 0.02, 러시아 루블, 영국 파운드, 브라질 헤알, 오스트레일리아 달러 등 기타 환율 0.06를 반영했다.

    수출비중 원화 실효환율지수에서는 월별 수출 및 물가지수가 접근 가능한 총 53개 국가를 대상으로 추정했다. 연쇄지수 방식을 통해 가중치를 지속 업데이트 했으며, 실질실효환율 디플레이터의 경우 소비자물가지수를 적용했다. 가중치는 작년 11월 기준 중국 0.29, 미국 0.12, 베트남 0.10, 홍콩 0.09, 일본 0.05를 반영했다.


    두 기준으로 실질원화지수 산출한 결과 원화 가치가 고평가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 평균대비 책정한 현재 원·달러 환율의 적정수준은 결제통화방식으로 달러당 1,107원, 수출비중 방식으로는 1,095원으로 추정된다. 적정환율 구간은 결제통화방식으로 1,091∼1,123원, 수출비중방식으로는 1,090∼1,100원으로 나온다.

    그런 만큼 우리 수출과 경기, 증시 간의 선순환 관계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원화 가치 고평가 요인부터 해소시켜줘야 한다. 가장 큰 문제는 경상수지흑자다. 특히 우리처럼 반도체 쏠림 현상에 따른 ‘양극화형 경상흑자’는 질적으로 안 좋아 미국으로부터 환율조작 압력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시급히 줄여 나가야 한다.

    원천 면에서 경상수지흑자가 당분간 줄어들 가능성이 적다면 운용 면에서 해외투자 활성화 등을 통해 국내 외환시장에 들어오는 달러 물량을 줄여야 한다. 국내 들어오는 외국인 자금은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권장하는 영구적 불태화 개입(PSI·permanent sterilized intervention)`도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PSI는 국부펀드 등을 통해 유입 외자에 상응하는 해외자산을 사들여 통화 가치의 균형을 맞추는 방안을 말한다.

    <글. 한상춘/<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39340 target=_blank>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신문사 논설위원(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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