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 일산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은 대학교를 휴학 중인 20대 아들이 부모와 다툰 후 벌인 방화로 드러났다.
8일 일산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8시 50분께 고양시 일산 서구 모 아파트의 1층 집에 불을 내 아버지를 숨지게 한 혐의로 A(19·대학생)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아들 A씨는 "휴학 중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저녁을 먹다가 엄마와 말다툼을 했다"며 "내가 그린 그림 종이를 엄마가 찢어 화가 나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고 범행을 시인했다.
A씨가 불붙은 종이를 침대에 던진 뒤 전기장판에 불이 옮아 붙어 아파트 전체로 번졌다는 것이다.
이날 일산 아파트 화재에서 사망한 A씨의 아버지(54)는 물을 통에 담아와 불을 끄려고 시도하던 중 미처 대피하지 못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일산 아파트 화재에 대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현장 감식을 벌였다.
한편 이번 화재로 A씨의 아버지가 숨지고, 2층에 사는 주민 5명이 베란다를 통해 밖으로 뛰어내려 대피했다.
대피 과정에서 2층 주민 B(51·여)씨가 가볍게 다쳤고, 이웃 주민 등 16명이 연기 흡입 피해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함께 집 안에 있던 A씨의 중학생 동생은 불이 나자 밖으로 대피했고, 어머니는 119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경찰은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 등으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일산 화재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