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폭력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2년 넘게 수배 중이었던 이영주 민주노총 사무총장이 27일 경찰에 체포됐다. 2015년 12월 경찰이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소재를 추적한 지 약 2년여 만이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27일 오후 6시 58분께 들것에 실린 채 여의도 민주당사를 나온 이 사무총장에 대한 체포 영장을 집행했다.
이 사무총장은 지난 18일 민주당사 당대표 사무실을 점거하고 구속 노동자 석방과 정치수배 해제를 요구하며 열흘 동안 단식농성을 벌여왔다.
경찰은 단식농성으로 건강이 악화한 점을 고려해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이 사무총장을 이송했다.
경찰은 관계자는 "일단 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한 뒤 건강상태를 확인하면서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 6시부터 민주당사 앞에서는 민주노총 조합원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주노총 투쟁문화제가 열렸다.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력 6개 중대를 현장에 배치했다.
당사를 나오기 전 이 사무총장은 투쟁문화제에 모인 노조원들과의 전화 연결에서 "아마도 민주노총 사무총장으로서 마지막 발언이 될 것 같다"며 "임기 마지막 시기를 동지들과 함께할 수 있어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근로기준법 개악과 구속 노동자 석방, 정치수배 해제 문제를 언급하며 "아직은 투쟁이 필요하다. 언제든 어디서든 민주노총 깃발이 휘날리는 투쟁의 현장에서 만나 뵙겠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2015년 5월 1일 노동절 집회와 11월 14일 민중총궐기 집회 등 서울 도심에서 열린 불법·폭력시위를 주도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를 받는다.
당시 같은 혐의를 받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체포된 후 재판에 넘겨져 지난 5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
민주노총은 "문재인 정부가 한 위원장을 석방하지 않고, 이 총장에 대한 수배조치를 해제하지 않은 채 심지어 구속까지 자행한다면 스스로 촛불 정신을 외면하는 것"이라면서 "모든 민중운동 진영으로부터 심각한 지탄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