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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줌인] '커알못' 기자의 더종로 탐방기...커피로 대접받고 싶다면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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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줌인] `커알못` 기자의 더종로 탐방기...커피로 대접받고 싶다면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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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규모의 스타벅스 `스타벅스 더종로점`. 규모 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매장이라는 소개 때문에 너무나 궁금했습니다. 꼭 시간을 내서라도 가야겠단 생각이 들어 19일 퇴근시간 즈음 더종로점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살짝 당황스러웠습니다. 종로타워 1층과 2층에 걸쳐있다던 더종로점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분명 최대규모라고 했는데 말이죠. 올려다보고 있던 2층 전체가 스타벅스임을 깨달은 것은, 건물 한 편에 붙은 스타벅스의 상징 `사이렌` 로고를 확인한 뒤였습니다.


어느 곳을 가든 스타벅스의 초록 간판과 글자는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더종로점은 초록 간판은 물론, `STARBUCKS COFFEE(스타벅스 커피)`라는 글자도 볼 수 없었습니다. 이유가 뭘까? 스타벅스는 커피뿐만 아니라 한 끼 식사도 가능한 음식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COFFEE라는 글자를 뗀 겁니다. 실제로도 더종로점에선 `구운새우와 바질 페스토` `이탈리안 미트볼 파스타` 등의 간편식 메뉴를 팔고 있었습니다. 뒤에도 나오지만, 이 음식들을 맛보지 못한 건 `안습`이었습니다.


2층에 올라서자마자 느낀건 `진짜 크다`였습니다. 가장 멀리 보이는 손님의 표정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은 공간을 자랑했습니다. 알고보니 면적만 큰 게 아니더군요. 최대 음료(100여 종), 최다 푸드(60여 종) 등 모든게 역대급이었습니다. `뭔가 특별한데`라는 생각이 들었죠. 잠시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 누군가 제 발걸음을 붙잡았습니다. "커피 시향해보고 가세요."


더종로점의 7가지 리저브 커피 향을 맡아볼 수 있는 시향대였습니다. 시향대에선 바리스타들이 직접 손님들에게 커피들을 설명하고, 자신에게 맞는 커피를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었습니다. `커알못`(`커피 알지도 못하는`의 줄임)인 기자로서는 향을 맡으며 `베트남 달랏`이라는 커피에선 신맛이 난다는 걸 느낀 것 만으로도 뿌듯했습니다.


이어 엄청난 길이의 대리석 바(Bar)가 기자의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스타벅스 리저브 커피와 차 전문 브랜드 티바나가 함께 있는 25m 길이의 그랜드바였습니다. 자리를 잡기 무섭게 2명의 바리스타가 다가왔습니다. 이 곳에선 바리스타와 얘기를 나누며 커피와 차를 즐길 수 있었는데, 원두 뿐만 아니라 커피를 내리는 방법도 선택할 수 있단 점이 특별했습니다. 다섯 가지 추출 방식 중에서 기자가 선택한 것은 고소한 맛을 더해준다는 `푸어 오버(pour over)`였습니다. 원두로 뭘 골라야 할지 몰라 시향대에서 잠시 체험했단 이유로 `베트남 달랏`을 선택했습니다. 주문하자마자 바리스타가 기자의 앞에서 커피를 내렸습니다.


사실, 기자는 커피에 대해 소위 `막입`입니다. 평소 쓴맛과 신맛 정도가 있다 정도만 알 뿐, 어디에서 생산이 됐든 맛은 거기서 거기라는 지론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 지론이 바뀌는데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단 10분. "맛이 두텁다"느니, "입 속에서 맛이 세 번 정도 변하는 것 같다"는 꽤나 전문적인(?) 문장을 뱉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분명히 달랐습니다. 커피를 머금을 때와 삼킬 때의 맛이 달랐고, 온도에 따라서도 맛이 달라졌습니다. 원래 맡았던 베트남 달랏의 신맛의 향과 푸어 오버 방식의 고소함, 커피 자체의 씁쓸한 맛이 모두 느껴졌습니다. 잔잔한 음악까지 깔리자 "대접받고 있는 것 같다"란 생각에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내가 오늘 왜 이럴까` 싶었지만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리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집니다. 매장 안을 가득채웠던 멜로디는 녹음한 것을 튼게 아니라 `생음악`이었던 겁니다. 커피를 마시며 현악 4중주의 공연까지. 시각은 물론 미각 후각 청각이 모두 즐거웠습니다.


또 다른 즐거움을 느끼고자 그랜드바 맞은편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음식을 맛 볼 수 있는 `다이닝 존`이 보였습니다. 더종로점에서만 판매하는 간편식 등을 먹을 수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높은 인기 탓에 모두 소진돼 있었고 아쉽게도 직접 맛볼 수는 없었습니다. 출출하지만 커피 먼저 맛보고 음식도 먹어보자 했던 제 자신이 원망스러울 정도였습니다. `그래, 다음을 위해 한 가지 정도는 남겨두자`는 마음으로 더종로점을 나왔습니다.


한 시간 여 동안 체험한 스타벅스 더종로점은 한 마디로 `학습과정`이었습니다. 커피에 대한 학습을 통해 다음에는 내 입에 맞는 커피와 추출법도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는 자연스럽게 더종로점만의 특별함이 되었습니다. 어느샌가 우리 주변에 흔하고 익숙해진 커피라는 음료를 낯설 게 바라보고 싶다면 더종로점을 추천합니다. 더종로점이 인기가 많아 지금 당장은 그 곳에 간다해도 긴 줄 탓에 리저브 커피를 맛보기 어려울 수 있겠지만, 꼭 한번쯤은 권하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한국경제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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