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구형 아이폰을 상대로 일부러 성능 저하를 유발한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2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Reddit)에 따르면, 최근 들어 아이폰 사용자들이 “배터리 수명이 줄어들면서 (모바일 운영체계인) iOS의 처리 속도가 느려졌다”는 글을 속속 올리고 있다.
배터리 노후 정도가 스마트폰 성능과는 직접적 연관이 없는데도, 사용자로 하여금 구형 아이폰을 오래 썼으니 신형으로 교체해야 할지 착각하도록 만든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한 사용자는 “최근 몇 주 사이에 내 아이폰6S의 속도가 급격하게 느려졌으며, 수차례 iOS를 업데이트해도 마찬가지였다”면서 “배터리를 새것으로 교체한 뒤 속도 저하 증상이 개선됐다”고 적었다.
아이폰 사용자들은 “이러한 결과로 볼 때 애플이 배터리 수명이 떨어진 아이폰을 상대로 성능을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정보기술(IT) 기기의 중앙처리장치(CPU) 성능 테스트 사이트인 긱벤치(Geekbench)에서 아이폰6S와 아이폰7을 조사한 결과 배터리 수명이 줄어들수록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란이 확산되자 애플 측은 20일 성명을 내고 “리튬이온 배터리는 주변 온도가 낮거나, 충전이 덜 됐거나, 노후한 상태일 때 최고 성능을 내지 못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기기를 보호하느라 갑자기 전원이 꺼질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난해 아이폰6, 아이폰6S, 아이폰SE를 대상으로 갑작스러운 전원 차단을 막으려고 이러한 기능을 도입했다”면서 “iOS 11.2 버전의 아이폰7에도 이를 적용했으며, 향후 다른 기기로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애플 아이폰 속도 저하 (사진=연합뉴스)